[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한국자산신탁이 지난해 부동산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영업수익과 영업이익에서 전년 대비 큰 하락 없이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스크가 큰 차입형토지신탁 사업장을 줄이고 방어적 경영을 한 결과로 풀이된다.

15일 한국자산신탁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수익(매출)은 2329억원, 영업이익은 1468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수익은 2021년 2125억원 대비 9.6%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021년 1479억원에서 0.7% 하락했다. 영업이익률은 2020년 74%대비 하락한 63%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준수한 수준이었다. 

영업수익이 증가한 배경에는 수수료수익이 늘어난 점도 있지만 이자수익이 급증한 점이 주효했다. 지난해 수수료수익은 2021년 1194억원에서 7.1% 늘어난 127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이자수익은 2021년 623억원에서 지난해 825억원으로 무려 202억원이나 늘었다. 한해에만 32.4% 성장했다. 지난해 금리인상 등 금융비용이 증가하는 환경이었지만, 자본력이 우수한 한국자산신탁은 오히려 이자수익 확대로 이어진 것이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소폭 하락했다. 이는 영업비용이 크게 늘어서다. 2021년 영업비용은 646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860억원까지 늘었다. 1년만에 비용이 33% 증가했다.

비용 증가의 주요인은 시장환경의 악화 탓이 크다. 금리인상으로 이자비용은 2021년 124억원에서 지난해 150억원으로 21% 늘었다. 전년도에 없었던 대출채권손실도 약 50억원이 추가됐다. 무엇보다 판관비의 증가가 뼈아팠다. 2021년 판관비는 435억원이었지만, 지난해 536억원으로 101억원이나 늘었다. 인플레이션 효과로 인한 인건비 지출만 전년대비 60억원이 추가됐다.

지난해 자산은 2021년 1조2646억원에서 6.5% 늘어난 1조3637억원으로 집계됐다. 신탁계정대여금(신탁사가 고유계정에서 빌려주는 사업비)에 속한 자산은 총 8497억원이며 이 중 6015억원이 정상으로 평가받았다. 요주의 이하 자산은 2481억원으로 전년(2626억원) 대비 144억원 줄었다. 다만 고정이하 자산은 200억원 가량 늘었다.

지난해 실적 방어에 성공한 것은 신규수주를 줄이며 보수적인 경영을 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신규수주의 감소는 향후 기업의 실적 향상에 발목을 잡을 여지도 있다.

지난해 한국자산신탁의 차입형토지신탁 사업장 수주는 6건으로 전년도 11건 대비 사실상 절반으로 줄었다. 이에 수수료 약정액은 2021년 1160억원의 3분의 1 수준인 410억원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관리형토지신탁(330억원)과 비토지신탁(400억원)의 약정액도 전년대비 각각 160억원, 90억원 줄었다. 리츠(REITs)도 연초와 비교해 추가한 사업장이 없다.

이에 지난해 신탁수수료 수주총액은 1246억원으로 전년도 2264억원의 절반수준에 그쳤다. 이는 코로나19로 촉발된 유동성 장세 이전인 2019년 1203억원, 2018년 1097억원 수준으로 뒷걸음질친 것이다.

신탁업계는 올해 한국자산신탁이 시장 상황을 살핀 뒤 다시 확장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자산신탁은 올해 신탁수수료 수주목표액을 2000억원대로 늘려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