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경진 기자] 두산로보틱스가 기업공개(IPO)를 흥행으로 마치고 10월 증시에 입성하면서 주가가 어떤 모습을 보일 지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IPO 흥행 열기를 감안하면 상장 후에도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반면 상장일 주가가 가격 제한선(공모가의 400%)까지 오르는 '따따블' 가능성에는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오히려 주가 변동성 확대 과정에서 투자 손실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 두산로보틱스 10월 코스피 상장…상장일 '따블' 기대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는 오는 10월 5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할 예정이다. 상장 시가총액은 공모가(2만6000원) 기준 1조6853억원이다.
두산로보틱스는 IPO를 흥행으로 끝마치고 증시에 입성한다. 수요예측 경쟁률은 272대 1, 일반청약 경쟁률은 524대 1에 달했다. 대규모 공모였고, 일명 '허수청약 방지책'이 도입된 불리한 상황에서도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점이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특히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들은 모두 공모가 희망밴드 최상단 이상의 가격에서 청약 주문을 넣은 등 뜨거운 관심을 드러냈다. 일반청약 때 확보된 증거금 규모는 무려 33조1093억원에 달했다.
두산로보틱스에 대한 투자 열기는 상장 이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IPO 대어들의 선례가 주가 수익률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가령 두산로보틱스와 상장 시가총액과 공모규모가 유사했던 카카오게임즈의 경우에 공모가의 2배 가격에서 시초가(18만원)를 기록하는 성과를 냈었다.
또 두산로보틱스보다 시가총액이 컸던 LG에너지솔루션(공모가의 99%), 카카오페이(공모가의 100%), SK아이이테크놀로지(공모가의 100%) 등도 공모가 2배 수준에서 시초가를 기록한 바 있다.
섹터 투자심리 또한 두산로보틱스의 주가 상승세를 기대케 한다. 최근 협동로봇 기업들의 주가가 다소 조정을 받고 있긴 하지만, 연초 대비 주가는 최대 5배이상 오른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가 대표적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주가는 연초 3~4만원 수준에서 형성됐었다. 그런데 현재 주당 16만원대에서 주식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시가총액 수준 만큼 두산로보틱스의 몸값이 오를 것이란 낙관론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 협동로봇 대장주인 레인보우로보틱스의 경우 연간 매출액(136억원, 2022년 기준)이 두산로보틱스(450억원)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반면, 현재 시가총액은 3조2000억원 수준으로, 두산로보틱스 대비 2배가량 높은 탓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두산로보틱스의 경우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에서 매출액 기준 '톱4' 기업으로 도약한 곳"이라며 "업계 대장주가 바뀐다는 사실 때문에 주가 기대감은 현재 다소 과도할 만큼 높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 '따따블' 낙관론 주의…주가 변동성 및 투자 손실 '경계' 필요
주가 수익률에 대한 기대감이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지나친' 낙관론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국내 증시 전반의 거래량을 감안할 때 두산로보틱스와 같이 시가총액이 큰 기업의 주가가 단 하루만에 3~4배 이상 오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과거 제도 변경 전에 '따상(공모가 2배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 열풍'이 불었을 때도, IPO 대어 중 따상에 성공한 기업들은 손에 꼽는다. 시초가가 공모가 2배를 기록한 곳들은 많지만, 이후 따상까지 기록한 곳은 SK바이오팜, SK바이오사이언스, 카카오게임즈 등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주가 변동성 확대 과정에서 투자 손실을 입을 가능성을 우려한다. 두산로보틱스의 '몸값' 논란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일반청약에 참여한 투자자들의 경우 수익을 기대해볼 수 있겠지만, 상장 후 주식을 추가 매수한 경우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두산로보틱스의 경우 적자 상태에서 미래 추정 순이익을 기준으로 몸값을 책정해 상장한다"며 "적정 기업가치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만큼, 향후 큰 폭의 주가 변동성을 겪을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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