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
뉴스 랭킹 이슈 오피니언 포럼
산업 속보창
Site Map
기간 설정
KB금융지주_늘봄학교(1)
삼성전자, 뒤늦은 감산 이유는?
김민기 기자
2023.04.07 16:03:21
실적 악화 부담으로 작용한 듯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7일 16시 0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8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광복절 가석방 처분 받아 구치소를 빠져 나온 모습. 사진제공/팍스넷뉴스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삼성전자가 감산을 첫 공식화했다. 지난해 4분기 메모리반도체 실적이 급감했을 때 삼성전자가 감산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감산은 없다"며 반박했다.


그랬던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갑자기 감산을 결정한 것에 대해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이미 감산 타이밍을 놓친 만큼 올해 말까지 무(無) 감산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실적이 안 좋았던 점, 세트업체들의 수요가 기대보다 더 낮았던 점, 일부 임원들의 무감산 고집 등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반대로 감산으로 인한 점유율 상승으로 인해 더 이상 감산은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7일 삼성전자는 잠정실적 발표 설명자료를 통해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며 반도체 업체들의 감산 릴레이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관련기사 more
감산할 결심 갤 S23, 1분기 만에 판매 주춤…재고 조정 본격화 이찬희 준법위원장 "이 회장 미등기, 우리 뜻 아냐" 반도체 '순간의 결정' 삼성 미래 좌우한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단 한번도 감산을 공식화 한 적이 없다. 과거 1996년 치킨게임 때 감산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적은 있지만 20년도 더 전 이야기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서 삼성전자의 위상과 자존심은 상상 이상이다. 그런 삼성전자가 이번에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는 것을 언급을 했다는 것은 자존심을 내려놓았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내부적으로는 지난해 말부터 감산 필요성이 대두됐다. D램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1~2분기 추가 하락이 불 보듯 뻔해 세트업체들이 반도체를 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일부 임원들은 과거 반도체 불황 시절 과감한 증산과 투자로 원가를 낮추면서 세트업체들에게 반도체를 팔아 점유율을 늘렸던 경험을 통해 반도체 무감산을 고집했다. 하지만 이번 반도체 불황은 글로벌 경기 침체와 미중 반도체 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생각보다 상황이 복잡하면서 세트업체들의 수요가 기대보다 부족했다.


이로 인해 1분기 메모리반도체 재고가 4~6개월치나 늘어나면서 감당하기 힘든 수준까지 왔고 마지못해 감산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금 삼성전자가 감산을 한다면 이미 감산을 진행한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에게 오히려 유리해지는 만큼 삼성이 무감산을 이어길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면서 "감산을 할 것이었으면 애초에 지난해 말에 하던가 아니면 올해 하반기까지 끌고 갔어야했는데 타이밍이 애매하긴 하다"고 전했다.


또 올해 1분기는 갤럭시 S23의 효과로 적자를 간신히 메웠지만 2분기에는 모바일 신제품 효과도 떨어지고 파운드리 역시 부진을 거듭하면서 메모리 반도체의 적자를 메울만한 사업 부문이 없는 것도 감산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특히 파운드리의 경우 기술 수준은 올라가고 있지만 고객 수준에 부응하는 제품 양산에는 어려움을 겪는 만큼 고객 확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3분기에는 그나마 폴더블폰 신제품이 나오긴 하지만 메모리반도체 적자를 막기엔 역부족이다. 


이로 인해 지금이라도 감산을 하지 않으면 3~4분기까지 이러한 실적 악화가 이어지고 연간 적자 우려까지 나올 수 있는 만큼 2분기에 감산을 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가 감산 시그널을 내비친다면 세트업체들이 반도체를 다시 사들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실적 반등을 위해서 감산을 공식화 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감산을 하면 D램 가격이 반등할 수밖에 없고 세트업체들은 조금이라도 원가를 낮추기 위해 가격이 오르기 전에 D램을 사야한다"면서 "아마 앞으로 세트업체들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D램 반도체 가격도 서서히 회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최근 윤석열 정부와 함께 용인 반도체 300조원 투자와 지역 상생을 위한 60조원 투자에 나선 만큼 무감산으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도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감산으로 인해 국내 기업 역시 부담이 커지고 이로 인한 임직원들의 고통이 커지는 만큼 정부의 눈치로 인해 더 이상의 감산이 어려웠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이미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차입한 상황에서 실적이 더 악화되면 당장 몇 년은 버티겠지만 장기적으로 반도체 추가 투자 여력이 줄어들 수도 있는 상황"이라면서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도 우회적으로 D램 가격 하락에 대해 우려를 계속 표한 만큼 더 이상 삼성전자 혼자 버티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박 부회장은 지난달 29일 주주총회에서 D램 업계가 처한 상황을 '죄수의 딜레마'라고 표현했다. 이는 협동을 하면 모두에게 이익이 됨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배반을 선택하게 되는 상황을 의미한다.


박 부회장은 "D램 3사(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가 (설비투자 확대를) 따라가지 말라고 아무리 주장해도 소용이 없다"면서 "D램 3사가 엄청난 공급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계속 게임을 하면 고객 입장에서는 가격의 속도가 빨리 내려가는 과정을 겪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무감산을 뚝심있게 밀어붙였던 만큼 타 임원들이 이에 대해 반기를 들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내부적으로도 감산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럼에도 이 회장은 본인의 경영 능력과 판단을 보여주기 위해 무감산을 고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당장은 힘들어도 내년 이후에는 무감산으로 인한 시장 지배력이 커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장 취임 원년인 만큼 단기간의 실적을 통한 경영 능력 평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감산 없는 실적 반등은 어려워 감산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 입장에서도 삼성전자의 실적이 국내 경제의 풍향계가 되는 만큼 무감산을 이어가기엔 부담이 컸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감산 효과는 다소 늦어질 전망이다. 당장 단기적으로 감산에 따른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감산을 단행한다고 해도 이미 보유하고 있는 DDR4 재고는 수요가 회복되기 전엔 줄지 않는다"며 "D램은 재고자산평가손실을 감안해도 현금 비용 도달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이번 하강 국면이 경쟁사 체력을 약화해 추격을 따돌릴 좋은 기회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한국투자증권(주)
lock_clock곧 무료로 풀릴 기사
help 딜사이트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특별한 콘텐트입니다.
무료 회원 가입 후 바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more
딜사이트 회원전용
help 딜사이트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특별한 콘텐트입니다. 무료 회원 가입 후 바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회원가입
Show moreexpand_more
에딧머니성공 투자 No.1 채널 more
딜사이트 무료 회원제 서비스 개시
Infographic News
IPO 대표주관 실적
Issue Today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