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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없는 기업 흔들기'에 구현모 연임 안갯속
최지웅 기자
2023.02.06 08:15:19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행사…몸 사리는 구현모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3일 09시 3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현모 KT 대표 (출처=KT)

[딜사이트 최지웅 기자] 연임을 노리는 구현모 KT 대표가 정부의 '주인 없는 회사 지배구조 선진화' 선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섣부른 행동으로 자신의 연임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될 경우 정부와 정치권의 사퇴 압박만 거세질 수 있어서다.


그렇다고 쉽게 자리를 내주기엔 구 대표를 지지하는 세력이 적지 않다. KT 임직원 1만6000명이 가입된 제1 노조가 구 대표의 연임을 공식적으로 지지한 상태다. 구 대표 입장에선 정부에 맞서 연임 의사를 대놓고 밝힐 수도, 어렵게 쌓아올린 디지코 성과를 이제 와서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다.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차기 대표이사 선임 안건이 의결될 때까지 구 대표가 최대한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 다시 구현모 연임 안갯속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주인 없는 기업 지배구조 손보기'가 금융권을 넘어 산업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국민연금이 최대주주인 KT에도 정부의 총구가 겨눠진 상태다. 정부는 KT처럼 대주주가 명확하지 않은 이른바 '주인 없는 기업'에 대한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혀왔다. 국민연금은 물론 여권에서도 정부 의지를 받들면서 KT의 차기 대표이사 선임 절차가 안갯속에 빠지게 됐다. 지배구조 투명화라는 명분으로 'KT 흔들기'가 또다시 벌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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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KT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28일 구 대표를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최종 결정했다. 우선심사뿐 아니라 복수 후보 심사에서도 구 대표가 낙점되면서 사실상 연임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KT 이사회 결정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서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국민연금은 KT 대표이사 후보 결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지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KT 이사회는 구 대표를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최종 확정하는 과정에서 깜깜이 심사를 벌였다는 지적을 받는다. 5차례의 연임 적격 심사와 7차례 경쟁 심사 과정을 거쳤지만 27명의 후보 이력과 심사 기준 등을 충분히 공개하지 않았다. KT 이사회가 국민연금에 인사 개입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이다. 


국민연금은 '주인 없는 기업'의 지배구조 투명화를 위해 '스튜어드십 코드'를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가 기업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투명한 경영활동을 유도하는 지침을 일컫는다.


여권도 국민연금의 편을 들며 KT 흔들기에 동참하고 있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30일 열린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 현황 및 개선방향 세미나'에서 "최근 KT 이사회는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친형 회사에 대한 간접적인 지원 등으로 논란이 많은 구현모 대표의 연임을 승인했다"며 "국민연금과 함께 여러 시민단체들은 불투명한 대표 연임 결정 과정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관치라는 비판을 받더라도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지나친 경영 간섭 우려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행사가 지나친 경영 간섭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굳이 잘 돌아가고 있는 회사를 건드려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가 있느냐는 시각에서다. KT는 구 대표 취임 이후 통신회사에서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으로 도약하며 뚜렷한 성장세를 보여줬다. 지난해 서비스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16조원 달성이 유력한 상황이다. 주가도 취임 이전보다 90% 상승하는 등 기업가치 개선에도 구 대표의 경영능력이 빛을 발했다.


이 같은 경영 성과가 있기 때문에 국민연금의 현재 스탠스는 지배구조 투명성이라는 미명 하에 KT 흔들기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KT내부에 팽배하다. 일각에서는 정부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한다. 국민연금은 보건복지부 산하 기금관리형 준정부기관이다.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에는 정부 인사가 다수 포진돼 있다. 현 구조상 국민연금에 정부 입김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


기업들도 이를 깨닫고 알아서 몸을 사리고 있다. KT와 마찬가지로 '주인 없는 기업'으로 분류되는 우리금융그룹은 최근 손태승 회장의 연임 포기를 발표했다. 구 대표 역시 부담을 느끼고 3월 주주총회가 열리기 전에 사퇴 의사를 내비칠 수도 있다. 금융권을 중심으로 불거진 관치 논란이 KT로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정부의 입맛에 맞는 외부 인사를 낙하산으로 심기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구현모 체제에서 잘 돌아가고 있는 KT를 인위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KT는 과거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부의 뜻에 따라 CEO가 교체되는 역사를 되풀이해왔다. 2002년 민영화 이후 이용경, 남중수, 이석채, 황창규, 구현모 등 5명이 수장 자리에 올랐지만 연임에 성공해 임기를 모두 채운 인사는 황창규 회장이 유일하다. 황 회장은 2017년 KT 임직원과 주주의 결정에 따라 연임 문턱을 넘어섰다. 연임 후 황 회장이 임기를 모두 채우면서 KT는 가까스로 관치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또다시 불거진 KT 흔들기에 도루묵이 되는 양상이다.


구 대표는 최근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이 부쩍 줄었다. 방송통신인 신년 인사회 등 새해 화합과 발전을 다짐하는 각종 신년 행사에 대부분 불참했다. 자신의 연임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질 않으면서 적지 않은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구 대표는 지난달 18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관련된 재판으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참석했지만 기자들의 질문에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그는 국민연금과 여권이 제기한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 "제가 말할 입장이 아닌 것 같다"며 답변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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