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설동협 기자] 쌍용자동차가 이번주 새 주인을 찾기 위한 입찰 재공고를 낼 예정이다. 인수 유력 후보자로는 쌍방울그룹과 KG그룹 두 곳으로 압축되는 모양새다. 얼마 만큼의 자금을 조달해 입찰에 베팅할 수 있을 지가 이번 쌍용차 인수전의 성패가 달린 만큼 인수 후보군들은 컨소시엄 구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 컨소시엄 구성 쌍방울 '광림'-KG '케미칼' 주축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재 쌍용차 인수전은 쌍방울그룹과 KG그룹 간 양자 대결 구도로 윤곽이 나오고 있다. 쌍방울그룹은 계열사인 광림, KG그룹은 KG케미칼을 주축으로 각각 컨소시엄을 꾸리고 있다.
쌍방울그룹은 KH그룹과 함께 컨소시엄 손을 잡았다. 쌍방울 컨소시엄에는 ▲광림 ▲쌍방울 ▲아이오케이 ▲비비안 ▲나노스 ▲미래산업 ▲인피니티엔티 등이 참여한다. 여기에 KH그룹에서는 ▲KH필룩스 ▲KH일렉트론 등이 컨소시엄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쌍방울그룹은 외부 재무적투자자(FI) 없이 내부 현금만으로 자금 조달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쌍방울그룹이 말하는 외부FI는 사모펀드(PE) 등과 같은 자금회수(엑시트)를 우선시 하는 집단을 말한다. 외부 자금 조달 시 쌍용차 인수 이후 경영권 안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자체 현금력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KG그룹은 ▲KG케미칼 ▲KG스틸(옛 동부제철) ▲KG ETS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등 5개 상장사를 비롯해 FI로 캑터스PE가 우군으로 합류한다. 기존 현금성자산을 제외하더라도 KG그룹이 쌍방울그룹과는 달리 자금력이 우세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도 사모펀드가 참여해서다. 외부자금까지 확보하는 만큼, 자금조달 측면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자금력 앞서가는 KG…쌍방울, 믿었던 KB에 '발등'
쌍용차 인수의 핵심은 자금력이다. 인수 이후 시너지도 중요하지만, 당장 인수자금과 함께 경영정상화에 필요한 자금 등이 더 시급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를 고려하면 결국 두 업체 중 누가 더 쌍용차에 투입할 현금이 많은 지 여부가 향후 우선협상자 선정에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자금력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 건 KG그룹이다. 그룹 지주사 격인 KG케미칼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해말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987억원 가량이다. 여기에 KG ETS 매각대금인 5000억원이 곧 들어온다. 캑터스PE에서는 1000억원 가량이 조달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를 모두 포함하면 최소 1조원 가량의 자금을 즉시 동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KG그룹 핵심 계열사인 KG스틸이 흑자를 내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초기 자금 외에도 추가 현금 조달에 큰 무리가 없는 상태다.
반면 쌍방울그룹은 자금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여유 자금은 작년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해 마련한 현금성자산 2000억원이 전부다. 이에 최근 유상증자와 같은 자기자본 방식으로 약 4500억원 가량의 자금 조달을 추진한다는 계획이었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주관사는 KB증권, 유진증권이다.
실권주가 발생해도 주관사가 잔액을 전량 인수한다는 점에서 4500억원이 확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쌍방울측 설명이다. 이렇게 될 경우, 쌍방울그룹은 즉시 활용 가능한 현금이 6500억원이 된다.
문제는 주관사 중 하나인 KB증권이 발을 뺀 상황이다. 쌍방울그룹이 당장 6500억원의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불투명해졌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쌍방울그룹은 최종적으로 자금 조달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KB증권을 대신해 다른 증권사의 합류 등 다양한 옵션을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장진우 아이오케이(쌍방울컨소시엄 참여사) 대표는 "KB증권의 이탈로 부정적인 상황은 맞다"면서도 "플랜B는 존재한다. 기존 주관사 중 하나인 유진증권은 그대로 참여할 예정이고, 새로운 증권사의 합류 등 여러 옵션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KB증권이 빠졌다고 해서 자금마련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며 "쌍방울그룹은 여전히 쌍용차에 대한 인수 의지가 강하고 끝까지 완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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