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중견패션 그룹인 신원이 잇따라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업황 부진으로 주가가 급락함에 따라 주주가치 제고 차원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주가 부양 목적 외에도 신원에 대한 박정빈 부회장 등 오너일가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대규모 매집에 나선 것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신원은 자기주식 100만주를 14억5000만원에 취득한다고 1일 공시했다. 위탁투자중개업자는 미래에셋대우증권이며 취득예정 기간은 2일부터 오는 5월1일까지다. 회사 측은 자사주 취득 목적에 대해 "자사주식가격 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라고 밝혔다.
앞서 신원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 여파로 1500원대 박스권이 무너지자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지난해 2월 25일부터 3월 20일까지 370만주(약 46억원)를 매입했다. 그럼에도 주가가 982원(3월 19일)까지 떨어지자 3월 23일부터 4월 1일까지 73만주(90억)를 추가로 사들였다. 이후 주가가 오름세로 돌아선 5월 들어 자사주 매입을 멈췄다. 하지만 10월 들어 다시금 하락세를 보이자 올해 1월까지 1월까지 178만주(25억3100만원)를 추가 매입했다.
신원이 1년간 자사주를 621만주(80억원)나 매입한 이유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책임경영 의지로 해석된다. 또 회사 주가가 기업가치 대비 저평가 돼있는 판단 하에 주가 부양책의 일환으로 사들인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원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0.55배 수준에 불과해 자산가치보다 시가총액이 낮은 상태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신원의 연이은 자사주 매입이 이뤄진 배경에 경영권 강화를 위한 우호지분 확보 목적이 깔려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최대주주인 티앤엠커뮤니케이션즈를 포함해 박정빈 부회장 등 오너일가 지분이 22.96% 불과해서다.
신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이 침체된 데다 의류의 경우 필수제가 아니다보니 판매 부진이 이어졌던 탓에 주가가 급락했다"며 "주가 안정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난해부터 자사주를 매입하게 됐던 것일뿐 우호지분 확보 차원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사주 추가 매입은 시장 상황을 봐가며 결정할 예정이고, (자사주) 소각은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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