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창 부장] 정보 수집과 가공은 기업의 경영활동에 중요한 요소다. 미리 당정이나 경쟁사의 움직임을 알아야 적시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정의 관련 법안 검토 정보를, 경쟁사의 신제품을 모르고 있다가 는 뒤늦게 큰 낭패를 보기 마련이다. 일부 대기업은 CEO 직속 비서실 산하에 정보팀을 운영하기도 했다.
일부 보도나 영화때문에 기업의 정보 활동을 지라시 작성 정도로 인식하는 일반 국민도 많다. 하지만 기업 경영진이 참조하는 정보팀 보고서는 사실이 확인됐거나 적어도 정황상 들어맞는 내용으로 채워진다. 정보팀은 기업 경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내용을 보고할수록 성과를 인정받게 된다. 따라서 정보팀 관계자들은 보고 형식, 내용, 오탈자까지 검수 받느라 언론사 기자 못지않게, 아니 그 이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과거에는 능동적 정보활동이 당연시됐다. 사정이 어려운 기업이 일부러 정보라인을 통해 끄떡없다는 내용을 흘렸고, 어떤 다툼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역정보를 주식토론방이나 언론에 적극적으로 제공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기업의 블러핑 전략 구사나 역정보 누설 행위가 많이 사라졌다. 소셜 네트워크의 발달로 잘못하면 망신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 정보팀도 자사 정보에 집중하는 편이다.
그럼에도 기업 대 기업, 기업 대 당정의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경우 블러핑과 역정보가 난무한다. 올해 들어서는 한진칼 경영권 분쟁과 아시아나항공 M&A가 그랬다. 한진칼 지분 매입 경쟁에서 조원태 회장 측과 3차 주주연합은 우호지분 인수 여력을 강조했고 때로는 역정보를 흘려 상대방 진영을 흩트려 놓으려고 했다. 아시아나항공 M&A에서도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과 금호산업-KDB산업은행은 아직도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가끔 기업 간 공방전에 정부 측 인사까지 관여해 정보전을 혼탁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고의든 아니든 역정보를 언론에 흘리고 해당 언론은 고스란히 받아쓰기도 한다. 잘못된 정보라면 우리 사회 어느 부분에서는 반드시 비용을 치르게 된다.
정보 수용자 입장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사실 확인이다. 소셜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하거나 정보를 제대로 해석할 수 있는 주변인에게 최대한 사실을 확인해야 한다.
많은 정보가 넘쳐나는 명동 기업자금시장의 관계자들도 타사 정보 수집 목적이든, 투자 목적이든 사실 확인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한 관계자는 "가짜 뉴스와 정보를 생산하는 쪽도 문제지만, 믿고 싶은 데로 믿는 정보 수용자들도 문제"라며 "마음만 먹으면 팩트를 확인할 수단은 많다"고 강조했다. 다른 관계자는 "언론이 속보 경쟁에 내몰리면서 팩트 확인을 제대로 안하거나 정보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며 "기업 정보팀이나 명동 시장은 블러핑과 역정보, 팩트를 발라내는데 에너지를 집중하는데 잦은 가짜 정보를 제공하는 인사는 배격당하기 마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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