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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갯속' 동양물산 후계구도, 장자우선 원칙 따를까
권일운 기자
2020.01.17 11:00:05
차남 지분율 압도적…장남은 최근에서야 지분 확보 시작
이 기사는 2020년 01월 14일 15시 4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권일운 기자] 동양물산기업(이하 동양물산)의 후계 구도에 재계와 증권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에서 통용되는 '장자 우선' 원칙과는 동떨어져 보이는 구도를 연출해 놓았다는 점에서다. 하지만 한동안 전면에 나타나지 않고 있던 김희용 회장의 장남이 지분 확보에 나서기 시작하면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김희용 회장의 자녀들 가운데서는 차남이 가장 지분율 측면에서 확고한 지위를 갖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김희용 회장이 여전히 경영 일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데다 다양한 지분 확보 방안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장남과 차남 가운데 누가 헤게모니를 쥐게 될지를 단정짓기는 현재 시점에서는 이르다는 평가다.


김희용 동양물산 회장은 2004년 벽산그룹에서 동양물산을 계열분리해 별도의 기업집단을 출범시켰다. 1942년생으로 부인 박설자씨와 슬하에 2남 1녀를 뒀다. 장남인 김태식 씨는 1973년생으로 동양물산의 부사장으로, 1978년생인 장녀 김소원 씨와 막내 김식(1979년생) 씨는 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직위만 놓고 본다면 동양물산의 후계 구도는 장자 우선이라는 원칙을 따르는 것 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질적인 지배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지분율은 정 반대 양상을 띠고 있다. 김식 이사의 지분이 압도적으로 많고, 김소원 이사가 그 뒤를 잇는다. 반면 김태식 부사장은 최근까지 단 한 주의 동양물산 주식도 보유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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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식 이사와 김소원 이사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각각 6.5%와 1.3%의 지분을 갖고 있었다. 두 사람은 지난해 11월 단행된 35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에도 각각 참여, 지분율대로 부여된 신주인수권 전량을 행사했다. 12월에는 개인적으로 지분을 보유(김식 25.3%, 김소원 5.1%)한 법인 지엠티를 동양물산에 매각해 지배력 강화 실탄을 마련했다. 지엠티 매매 대금은 곧바로 동양물산의 제 3자배정 유상증자와 사모 전환사채(CB) 청약에 투입됐다.


이를 통해 김식 이사는 6%대이던 지분율을 9.1%까지 끌어올렸다. 김소원 이사도 1.3%에 불과하던 지분율이 1.8%로 상승했다. 11월의 유상증자는 주당 700원, 12월의 유증과 CB 발행은 주당 942~952원에 이뤄진 까닭에 동양물산 주가가 1200원 대에 형성돼 있는 최근 시점에서는 수십억원의 평가차익도 누릴 수 있었다.


김태식 부사장의 행보는 두 동생들과 다소 동떨어져 있다. 김태식 부사장이 처음부터 동양물산 지분을 가지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2011년까지만 하더라도 김태식 당시 전무(직책 기계사업본부장)의 지분이 자녀들 가운데 가장 많았다. 김태식 전무는 남매들 가운데 유일한 등기임원 지위도 갖고 있었다. 


그랬던 김태식 전무는 2011년 7월 돌연 지분 전량을 투자 회사에 매각했다. 매각 규모는 당시 시가로 100억원대에 달했다. . 김태식 전무는 지분을 매각한 뒤 10년간 재직한 동양물산의 등기임원 자리에서도 물러났다. 당시의 지분 매각 배경에 대해 김태식 전무나 동양물산 측이 구체적으로 언급한 내용은 없다. 다만 동양물산 내부 사정에 밝은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태식 전무가 개인 사정으로 한동안 회사를 떠나 있기로 결정했고, 그에 앞서 지분을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한다.


그랬던 김태식 전무는 2016년 국제종합기계의 부사장에 선임되며 다시 경영 일선에 합류했다. 동양물산이 국제종합기계 인수합병(M&A)을 막 끝마친 시점이었다. 국제종합기계는 국내 농기계 제조사 가운데 유일하게 자체 엔진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었던 까닭에 인수 후 통합관리(PMI)만 제대로 한다면 동양물산과 막대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됐다. 동양물산과 국제종합기계는 김태식 부사장 주도 이래 기술 공유와 기업 이미지 통합 등 PMI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국제종합기계에서 성공적인 복귀 무대를 연출한 김태식 부사장은 지난해 4월 동양물산에 전격 합류했다. 기획조정실과 재경본부를 총괄하는 부사장 자리였다. 동양물산 지분은 없는 상태였지만 실질적으로는 김희용 회장을 보좌하는 2인자의 자리에 앉게 됐다. 


수년간 국제종합기계와 동양물산에서 '백의종군'한 김태식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드디어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동양물산이 국제종합기계 잔여지분 인수 자금 조달 목적으로 단행한 유상증자 과정에서다. 김희용 회장은 자신에게 부여된 신주인수권 일부를 김태식 부사장에게 넘겨 신주 청약 기회를 제공했다.


김희용 회장은 260만주를 청약할 수 있는 신주인수권을 김태식 부사장에게 매각했다. 매각가는 주당 109.4원, 총 2억8000만원이었다. 김태식 부사장은 부친으로부터 매입한 신주인수권을 기반으로 18억2000만원의 주금을 납입해 2%대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었다. 두 동생들에 비해 단가는 다소 높았지만, 지분을 확보했다는 점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었다.


동양물산 지분을 얻게 된 김태식 부사장은 이후 단행된 오너 일가의 지배력 강화 작업에서 더이상 소외되지 않았다. 지엠티 매각 과정에서도 자신의 지분(5.1%)을 넘기고 대금을 수령했으며, 이후 단행된 유상증자와 CB 발행에도 참여할 수 있었다. 덕분에 지난해 말까지 지분율을 3%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다. 


김태식 부사장이 단기간에 지분율을 끌어올리긴 했지만 동생인 김식 이사와의 격차는 여전히 존재한다. 김식 이사 또한 가족 차원에서 이뤄지는 지분 확대 작업에 빠지지 않고 참여하고 있어서다. 이로 인해 증권업계와 재계 일각에서는 김희용 회장이 장남이 아닌 차남을 상대로 승계 작업을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정 반대의 시각도 있다. 김희용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이 추후 김태식 부사장 몫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다. 통상 상속이나 증여 과정에서 납세 문제 등으로 상실되는 부분을 고려하더라도 김희용 회장 지분을 전량 물려받을 경우 9% 가량의 지분을 늘릴 수 있다. 만약 김태식 부사장이 김희용 회장의 단독 후계자로 결정돼 지분 전량을 물려받는다면 최대주주에 등각할 수 있다는 얘기다.


김태식 부사장에게는 또다른 카드도 존재한다. 앞서 GMB인베스트먼트·마이다스동아인베스트먼트를 상대로 발행한 CB와 부친과 모친, 형제·자매가 나눠 보유하고 있는 CB의 콜 옵션(Call Option, 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방식을 통해서도 지분을 늘릴 수 있어서다. 물론 개인적으로 보유한 현금을 동원해 장내에서 지분을 매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동양물산의 후계 구도와 관련된 시나리오는 어디까지나 '포스트 김희용' 시대를 가정한 것들이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후계 구도를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김희용 회장이 여전히 경영 일선에서 왕성한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다. 김희용 회장은 자율주행 농기계 연구개발(R&D) 등의 대내 업무는 물론 각종 경제인 단체 행사 등 대외 활동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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