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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양5지구 재개발, ‘알박기’ 의혹으로 잡음
권일운 기자
2019.04.25 15:29:00
주민들 “부국증권, 사실상 컨소시엄 주도”

[권일운 기자] 재개발 예정 지역으로 묶여 있던 자양 5지구 주민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공매 토지를 낙찰받은 컨소시엄의 등장 때문이다. 자양 5지구 주민들은 해당 컨소시엄이 ‘알박기’ 목적으로 토지 매입에 나섰다는 입장이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광진구에 거주하는 김 모씨 등 23명은 최근 금융감독원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지엘산업개발·피데스개발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자양동 토지를 낙찰 받은 부국증권의 부당 행위를 조사해 달라는 내용이다.


김씨 등이 거주하고 있는 자양동 5지구는 광진구청과의 협의 아래 낙후된 지역을 재정비하기 위한 목적의 도시재생사업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지엘·피데스·부국 컨소시엄이 자양동 소재의 우정사업정보센터 부지를 낙찰받은 시점은 재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한창이던 지난해 12월이었다.


지엘·피데스·부국 컨소시엄은 우정사업정보센터 부지를 낙찰받는 과정에서 계약해제권을 보장받았다. 낙찰 이후 18개월 사이에 완납해야 하는 잔금을 납입하지 못할 경우 계약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계약금 규모는 낙찰가(약 2500억원)의 10%인 250억원 안팎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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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 등은 지엘·피데스·부국 컨소시엄이 개발사업 추진보다는 알박기 목적으로 해당 토지를 낙찰받은 것이라고 보고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했다. 자양 5지구 전체 면적의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해당 부지를 언제든지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조건으로 낙찰받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재개발은 통상 해당 지구의 토지 또는 건물 소유자 대다수(75%)의 동의를 받아야 실시할 수 있다. 이와 별개로 토지 면적 기준으로 과반의 동의도 얻어야 한다. 두 가지 조건이 동시에 충족돼야 재개발을 추진할 수 있다. 김씨 등이 우려하는 부분은 컨소시엄 측이 후자 조항을 빌미로 재개발을 막거나, 자신들에게 유리한 조건을 강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주민과 부동산 소유자들을 대표해 민원을 제기한 김씨는 사실상 컨소시엄을 주도하는 쪽은 부국증권이라고 보고 있다. 계약을 주도한 지엘산업개발과 피데스개발은 시행사라는 특성상 자체 여력으로 2500억원에 달하는 토지 매입 대금을 확보할 수 없다는 이유다.


실제로 대다수의 부동산 개발은 시행사보다는 컨소시엄에 속한 금융회사가 자체자금 내지는 구조화 금융을 활용해 토지 매입 대금이나 공사 대금을 충당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사례의 경우에도 계약 주체인 지피제이차가 자본금 100원에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이라는 점에서 토지 매입 대금의 상당 부분을 부국증권 측이 조달키로 했을 가능성이 높다.


김씨 측은 “부국증권이 대형 시행사와 손잡고 땅장사를 하는 것이나 다름없어 보인다”면서 “일단 알박기를 시도해본 뒤 실익이 없다고 판단 되면 언제든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을 만들어 놓은 셈”이라고 지적했다.


부국증권은 김씨 측이 제기한 민원에 대해 “담당 부서에 확인을 했지만, 구체적인 답변이 없는 상황”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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