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주’로 불리는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의 가격이 다음달 1일부터 오른다. 하이트진로 측은 제조경비 및 인건비 상승 등으로 4년여 만에 인상할 수밖에 없었단 입장이지만, 업계는 주세법 개정에 따른 선제적 대응 등 복잡한 셈법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딜사이트 이호정 기자] 하이트진로는 다음달 1일부터 360mL 기준 참이슬 후레쉬 및 참이슬 오리지널의 공장출고가를 1015.7원에서 1081.2원으로 6.45% 인상한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회사 측은 “원부자재 가격, 제조경비 등 최근 3년간 원가 상승요인이 10% 이상 발생함에 따라 소비자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인상하게 됐다”고 가격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하이트진로는 앞서 앞서 2015년 11월 참이슬 가격을 5.6%(961.7원→1015.7원) 올렸다. 당시에도 원재료 가격이 올라 부득이하게 출고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시 가격인상은 핑계에 불과했다. 수익성 지표가 모두 개선추세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5년 하이트진로의 소주부문은 9756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대비 1.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290억원으로 8.3% 늘어났다. 이에 따른 영업이익률도 13.2%로 1.2%포인트 개선됐다. 현금창출 지표인 상각전 영업이익(EBITDA)도 마찬가지다. 이 기간 1517억원에서 1603억원으로 5.6% 증가했고, EBITDA 마진율도 15.7%에서 16,4%로 개선됐다.
반면 올해 인상은 기존 가격으로는 더 이상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다 보니 단행하게 됐던 것으로 분석된다. 소주부문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644억원으로 전년보다 106억원이나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179억원으로 15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로 인해 영업이익률도 2017년과 동일한 1.1%를 기록했다. EBITDA 마진율도 같은 기간 14.5%에서 14.9%로 소폭 개선됐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판매량과 시장점유율은 지속적으로 우상향하고 있는 반면 고정비 부담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은 뒷걸음질 치고 있다 보니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소주의 알코올 도수가 내려가 주정 사용량이 줄어 비용이 감축된 만큼 이번 (소주 가격) 인상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실제론 비용절감 효과가 1%도 안된다”며 “단순히 알코올 도수만 낮추는 게 아닌 주질 유지를 위해 첨가물 비율을 조정하는 등 연구개발이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인건비 및 원재료 가격인상 등 고정비 부담에 대해서는 동의하면서도 다른 속내가 있다 보니 하이트진로가 급작스레 소주 가격을 올리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이달 말 예정돼 있는 주세법 개정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관측 중이다. 현행 종가세의 경우 출고가를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반면, 이달 말 종량세로 바뀌는 리터당 알코올 비율로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변경된다. 이렇게 되면 소주의 경우 지금보다 세금을 약 10%가량 더 내야 한다.
하지만 기획재정부가 앞서부터 “소주의 가격은 오르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세제를 개편을 하겠다”는 입장을 누차 강조해 왔다. 즉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소주 가격을 인상해야 하는데 세제 개편 후 올릴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는 만큼 사전에 가격을 올린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주세법 개정과는 전혀 무관하다”며 “앞서 밝혔듯 내부에서 흡수할 수 있는 부담을 초과하는 수준에 이르러 가격을 올리게 된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처음처럼’을 생산 중인 롯데주류도 소주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관계자는 “인상 폭이나 시기 등에 대해 아직까지 정해지진 않았지만 고정비 부담이 상승한 만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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