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삼성전기가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올라탔다.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에 이어 적층세라믹콘덴서(MLCC)까지 가격 인상 기대감이 커지면서 증권가에서는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0% 이상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AI 서버 확산으로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핵심 부품인 FC-BGA와 MLCC 공급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주요 생산 라인이 풀가동 상태에서도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가격 협상력이 공급사로 넘어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최근 일부 FC-BGA 제품 가격을 10% 인상했다. FC-BGA 원재료인 동박적층판(CCL) 가격이 오르면서 수익성을 방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CCL 원재료인 T-글래스(T-Glass) 유리 섬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진 영향이다.
업계에서는 AI 서버 확산과 함께 삼성전기의 가격 협상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중앙처리장치(CPU) 등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확대되면서 핵심 부품인 FC-BGA 수요도 덩달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프리스마크(Prismark)에 따르면 FC-BGA 시장은 2030년까지 연평균 15%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AI 반도체는 칩 대형화 등으로 기판 면적과 층수가 늘면서 FC-BGA 수요가 고다층·대형 중심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생산 난이도로 증설이 제한된 가운데 주요 업체들이 풀가동 상태에서도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FC-BGA 가격이 10% 올랐으며 추가 인상도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하반기부터 완판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추가 가격 인상 협의도 우호적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현재 FC-BGA 생산 풀가동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지난달 18일 정기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FC-BGA 수요가 자사 생산능력을 50% 웃돌고 있다"며 "생산 라인 일부 보완 투자와 공장 확대를 이미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MLCC도 가격 인상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용 저전력·고용량 제품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되면서 공급 부족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MLCC는 전자기기 전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핵심 부품이다.
삼성전기는 MLCC 사업 구조를 스마트폰·PC 등 IT 제품용에서 AI 인프라서버·전장용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이에 AI 서버용 수요가 확대되는 환경이 삼성전기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현재 삼성전기 MLCC 공장도 거의 풀가동 상태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MLCC를 생산하는 컴포넌트 사업부 평균 가동률은 93%로 전년 대비 12% 올랐다.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인데다 MLCC 업계 1위 무라타도 지난 2월 제품가 인상을 시사한 만큼 삼성전기도 가격을 올릴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iM증권은 "현재 MLCC 공급은 절제돼 있다"며 "MLCC 업체들은 연간 10% 내외 증설 계획을 언급하고 있는데, 그 이상의 증설은 엔지니어 확보 문제로 현실성이 낮다"고 진단했다.
증권가에서는 FC-BGA와 MLCC 사업 모두 상승 사이클에 올라타면서 삼성전기 실적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연간 컨센서스는 매출 12조7964억원, 영업이익 1조3768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3.1%, 50.75% 오른 수준이다.
여기에 신성장 동력으로 공을 들이고 있는 휴머노이드용 카메라 센서·액추에이터 등 신사업도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휴머노이드용 부품은 올해 하반기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신사업이 가시화될 경우 FC-BGA·MLCC에 이어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잡으며 중장기 실적 성장 축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와 신사업 가시화까지 맞물릴 경우 삼성전기의 실적 개선 흐름이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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