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아바텍의 900억원 규모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생산라인 증설 투자가 3년이 지나도록 제자리걸음이다. 투자 기간은 두 차례 연장됐고 실제 집행액은 전체의 한 자릿수에 그쳤다.
아바텍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MLCC 생산라인은 1개에 불과하다. 이는 900억원 규모 증설 투자를 발표했던 2023년과 동일한 수준이다. 월 생산량도 1억2000만개로 같다. 3년이 지나도록 MLCC 생산능력에 아무런 변화가 없었던 셈이다.
앞서 아바텍은 2023년 4월 '전장용 및 산업용 MLCC 고객사 신규 수요 증가에 따른 생산라인 증설'을 목적으로 900억원 규모 신규 시설투자를 공시했다. 자기자본(2022년 말 기준 1368억원) 대비 65.8%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였다.
하지만 투자는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당초 2024년 10월까지 투자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으나 '주요 고객사 시황 변동'을 이유로 두 차례 기간을 연장했다. 2024년 10월 종료일을 1년 미뤘다가 지난해 10월 또다시 20개월을 추가 연장해 내년 6월까지로 밀렸다.
실제 집행액도 미미한 수준이다. 1차 정정 공시 당시 아바텍은 "2024년 10월 기준 총 투자예정금액 900억원 중 127억원은 투자계약했으며, 이 중 78억원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투자금액 대비 8.7% 그쳤다.
2차 정정 공시가 있었던 지난해 10월에는 투자 집행 현황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사업보고서상 지난해 전사 유형자산 취득액이 3억원대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2024년 10월 이후 추가 집행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수차례 투자가 지연된 이유는 MLCC 핵심 고객사로 여겼던 이스라엘 태양광 인버터 업체 솔라엣지의 실적 악화 때문이다. 앞서 아바텍은 지난 2022년 8월 솔라엣지와 35억원 규모의 MLCC 공급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솔라엣지는 2023년 흑자에서 2024년 대규모 적자로 돌아서면서 발주를 끊었고, 아바텍의 MLCC 매출은 2023년 205억원에서 2024년 3억원으로 급감했다.
지난해에는 솔라엣지로의 공급 재개와 국내 디스플레이 고객사향 신규 납품이 맞물리며 MLCC 매출이 85억원으로 반등했으나 2023년의 40% 수준에 그친다. 당초 아바텍은 솔라엣지 공급사 선정 후 MLCC 라인을 10개 이상 확보하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계에서는 아바텍의 MLCC 생산능력 확대가 올해 점차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 2월 낸 보고서에서 아바텍의 MLCC 월 생산능력이 지난해와 올해의 경우 1억6000만개 수준에서 내년 4억8000만개로 세 배가량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아바텍 측에 현재까지 실제 집행된 투자 금액과 연기 배경, 내년 6월 목표 달성 여부 등에 대한 입장을 수차례 요청했으나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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