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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헌 "AI 못 따라가면 사멸"…네트워크·IT 전면 재구축
스페인 바르셀로나=딜사이트 최령 기자
2026.03.02 08:19:26
SKT, AI 인프라 기업으로 체질 전환…고객 경험 제로베이스 재설계·AIDC 확대 추진
이 기사는 2026년 03월 02일 08시 1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재헌 SKT CEO가 1일(현지 시간) MWC26이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최령 기자)

[스페인 바르셀로나=딜사이트 최령 기자]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회사 구조 전반을 재설계하는 'AI 네이티브' 전환에 나선다. 통신 사업자에서 AI 인프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정재헌 SK텔레콤 CEO는 AI를 "기회가 아닌 생존이 걸린 위기"로 규정하며 네트워크와 IT 시스템 전면 재구축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CEO는 1일(현지 시간) MWC26이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인프라 재편과 대규모 투자 계획을 포함한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그는 "기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영속성"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지금 단단해야 하고 동시에 혁신해야 한다"며 "아무리 탄탄해도 업(業) 자체가 사양화되면 존속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은 SK텔레콤에 대해 그는 "한때 국내 시가총액 1위에 올랐던 일류 기업이었지만 어느 순간 과거 성과에 안주했던 부분이 있었다"며 "해킹 사고 역시 고객 중심이라는 본질을 충분히 지키지 못했던 데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정 CEO는 향후 전략의 핵심을 '고객 중심 회귀'와 'AI 전환' 두 축으로 제시했다. 그는 "우리 경쟁력의 본질은 고객이 같은 조건이라면 SK텔레콤이 더 낫다고 느끼는 신뢰"라며 "잃어버린 초심으로 돌아가 고객 중심으로 가는 것이 첫 번째 변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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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AI 시대에 대한 위기의식도 강하게 드러냈다. 그는 "AI에 적응하지 못하면 기업은 도태돼 사멸한다"며 "경쟁자가 먼저 하면 끝이기 때문에 지금은 골든타임이 아니라 놓치면 죽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기존 레거시 IT 시스템과 네트워크 인프라를 AI 기반 구조로 전면 재구축할 계획이다. 정 CEO는 "현재 시스템은 AI 시대를 고려하지 않고 만들어진 것이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막대한 비용이 들지만 하지 않을 수 없는 투자"라고 밝혔다. 그는 관련 투자가 수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미래 비용을 당겨서 지금 집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CEO는 이번 전환을 위해 상당한 규모의 투자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AI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인프라와 시스템 개편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며 투자를 늦출수록 미래 비용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회사 측은 이번 투자가 IT와 네트워크 전반을 포함하는 3~5년 단위 중장기 프로젝트로 비용이 단계적으로 집행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재무적으로도 충분히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노후화된 시스템과 인프라를 AI 중심 구조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서비스와 프로세스 전반의 혁신 효과도 동시에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AI 기반 전환이 완료되면 고객 경험도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그는 "2300만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별 맞춤 요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요금제도 간결하고 직관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한명진 SKT MNO CIC장(왼쪽부터) , 정재헌 SKT CEO, 정석근 AI CIC장, 유경상 AI CIC장이 1일(현지 시간) MWC26이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최령 기자)

다만 '고객 중심' 전략이 B2B 중심으로 비춰진다는 지적에 대해 한명진 SK텔레콤 MNO CIC장은 "가입–사용–유지로 이어지는 고객 여정 전 과정을 처음 회사가 생겼다고 가정하고 제로베이스에서 뜯어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요금제·멤버십·로밍 등 핵심 상품을 전면 재설계하고 있으며 통화 품질 역시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개선 여지를 확인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연중 지속적으로 공개하고 소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가 차원의 AI 산업 기여 의지도 강조했다. SK텔레콤은 AI 데이터센터, 파운데이션 모델, 산업 특화 AI 등 전 영역을 아우르는 'AI 풀스택 기업'을 지향하고 있다. 현재 울산 등지에서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AIDC) 구축을 추진 중이며 제조 AI 분야에서는 SK하이닉스, 엔비디아와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AIDC 사업은 대규모 선투자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수요를 먼저 확보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회사 측은 울산 100MW급 데이터센터의 경우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장기 사용 계약을 체결했으며 서남권 데이터센터 역시 글로벌 기업의 수요를 확보한 상태에서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울산 데이터센터를 1GW로 확장할 경우 필요한 GPU 규모와 관련해서는 정석근 SK텔레콤 AI CIC장이 "아키텍처에 따라 장비 수는 달라질 수 있지만 1GW급이면 매우 큰 GPU가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남은 900MW는 고객이 직접 컴퓨팅 장비를 넣는 형태도 있고 SK텔레콤이 구축해 제공하는 GPUaaS·NEO 클라우드 형태도 있어 포트폴리오 믹스를 고민 중"이라며 "GPU 조달뿐 아니라 투자 자금 파이낸싱 역량도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체 초거대 AI 모델 전략과 관련해 그는 "글로벌 빅테크와 정면 경쟁하기보다는 우리가 잘할 수 있는 특화 영역에 집중할 것"이라며 "5000억 파라미터 이상의 대형 모델을 구축해 수요가 있는 분야에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소버린 AI 수요가 분명히 존재한다"며 정부와 산업계 활용 가능성도 언급했다.


SK텔레콤의 초거대 AI 전략 핵심에는 자체 모델 '에이닷 엑스(A.X)'가 있다. 정 CEO는 "글로벌 빅테크 모델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과 공공 영역에서 필요한 특화 모델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AI 기술 경쟁은 단순 기술 문제가 아니라 데이터와 투자 규모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조직 문화 혁신도 병행한다. 정 CEO는 "AI 활용은 효율 문제가 아니라 생존 문제"라며 "AX 전환은 기술 도입이 아니라 기업 문화의 변화"라고 말했다. 그는 "구성원들이 직접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SK텔레콤은 장기적인 AI 시대 인프라 경쟁력 확보를 위해 차세대 네트워크 준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정 CEO는 "AI가 피지컬 영역으로 확장될수록 초저지연 네트워크가 중요해질 것"이라며 "6G 표준은 2029년 전후로 예상되고 상용화는 그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특히 SK텔레콤은 엔비디아와 함께 지능형·보안형·프로그래밍 가능 6G 네트워크 설계 협력을 추진하고 있으며 국내 통신사 가운데 유일하게 관련 협력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엔비디아가 창립 멤버로 참여한 글로벌 AI-RAN 얼라이언스에는 130개 이상의 기업이 참여하고 있는데 SK텔레콤은 국내 통신사 중 유일하게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고 있어 향후 AI 기반 네트워크 표준 논의에서 역할이 주목된다.


끝으로 정 CEO는 스페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언급하며 회사의 미래 방향을 비유했다. 그는 "기본과 원칙이라는 틀을 지키면서도 혁신과 창의로 완성해가는 건축물처럼 SK텔레콤도 영속하는 기업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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