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과 MBK 파트너스가 제52기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지배구조 개편과 주주가치 제고를 골자로 한 주주 제안을 공식 제출했다고 12일 밝혔다.
영풍·MBK는 이번 주주제안의 핵심은 고려아연의 왜곡된 기업 거버넌스로 인해 훼손된 주주가치를 회복하고 이사회와 주주총회가 본연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재정비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단기적인 경영권 분쟁이나 인사 교체가 아니라 구조적인 거버넌스 개선을 통해 기업가치를 정상화하겠다는 취지다.
지난해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이 기존 회사에서 주주까지 확대했는데 영풍·MBK는 이를 고려아연 정관에 명문화할 것을 제안했다. 영풍·MBK 파트너스는 대주주가 이를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공식 제안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정책적·시장적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또한 신주 발행 시 이사회가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전체 주주를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원칙을 정관에 명시해 주주가치 훼손 우려를 제도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영풍·MBK는 지난해 12월 진행된 고려아연의 외국 합작법인 대상 2조8천억원 규모 신주발행이 부적절했다고 보고 있다.
집행임원제 도입도 함께 제안했다. 업무 집행과 감독 기능을 명확히 분리해 독립적 감시 기능을 상실했다는 평가를 받아온 이사회의 역할을 회복하겠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주주총회 의장을 대표이사가 아닌 이사회 의장이 맡도록 정관을 변경하고 이사들이 안건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도록 이사회 소집 통지 기간을 현행 회일 1일 전에서 3일 전으로 연장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10분의 1 액면분할 제안도 포함됐다. 영풍·MBK는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낮춰 주식 유동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이어 3924억원 규모의 임의적립금을 배당 가능한 미처분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자기주식 전량 소각하더라도 분기배당이 가능하도록 재원을 마련할 것도 제안했다. 영풍·MBK는 지난해 고려아연의 중간배당이 없었던 것은 2024년 공개매수로 취득한 자기주식을 소각하면서 발생한 상황임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영풍·MBK는 이사 추천 후보자 5명도 공개했다.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박병욱 회계법인 청 대표와 최연석 MBK파트너스 파트너를, 사외이사 후보로 최병일 이화여대 명예교수, 이선숙 법무법인 민주 변호사, 오영 후보자를 추천했다. 영풍·MBK 파트너스는 이들 후보가 산업 전문성, 재무·경영 경험, 독립성을 고루 갖춘 인사들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영풍·MBK는 정기주총에서 선임할 이사의 수를 이번에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 수인 6인으로 정하는 안건과 함께 집중투표를 전제로 한 이사 선임을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영풍·MBK는 명예회장에게 현직 회장과 동일한 최고 지급률을 적용하는 과도한 퇴직금 지급 규정을 개정해 최윤범 회장 일가로의 자산 유출을 방지하고 재무 건전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영풍·MBK는 고려아연에 오는 20일까지 안건별 수용 여부를 회신할 것을 요청했으며 주주총회 소집공고와 공시에 해당 제안 내용이 충실히 반영돼야 한다고 밝혔다.
영풍·MBK는 "이번 주주제안은 경영권 분쟁이 아니라 상장회사라면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적인 질서와 원칙을 회복하자는 요구"라며 "고려아연이 거버넌스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를 통해 자본시장 신뢰회복과 시장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는 모범 사례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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