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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팬 콤플렉스 없앤다…벤처규제 손질한 李정부
김기령 기자
2026.01.13 08:20:16
창업기업 요건 유지 조항 삭제·벤처투자 세제 확대…관치 판별 벗어나 모험자본 지원
이 기사는 2026년 01월 12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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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사이트 김기령 기자] 한국 벤처기업들 가운데선 이른바 '성공하려고 불이익을 자처하는' 모순적인 행태를 반복하는 이들이 있었다. 스스로 성장을 억제하면서 더 이상 자라는 것을 거부하는 '피터팬 콤플렉스'를 버리지 못한 벤처들이다. 이런 문제의 근본 원인은 창업 이후 지분구조·자본금·합병·계열 편입 등에 변화가 생기면 벤처 요건을 유지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세제 혜택을 박탈당하거나 연구개발(R&D)·정책자금 중단을 겪거나 각종 지원사업에서 탈락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는 창업기업을 보호의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성장 단계의 경제 주체로 인정하겠다는 정책 철학의 대전환을 시작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창업기업과 벤처캐피탈(VC)을 동시에 겨냥한 제도 손질에 나선 것도 이런 맥락에 있다. 정부가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정책 기조로 내세운 가운데 창업기업의 자격 관리 부담을 덜고 벤처투자 규제를 완화해 자본 흐름을 원활하게 하겠다는 취지다.


12일 벤처캐피탈(VC) 업계에 따르면 중기부는 지난 1일부로 '창업기업 및 국외 창업기업 범위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시행했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기존 규정 제2조에 포함돼 있던 '창업기업 요건 유지' 조항을 삭제한 것이다. 해당 조항은 창업기업이 사업 개시 후 7년 이내 기간 동안 창업 제외 요건에 계속 해당하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 조항은 창업기업을 창업 시점을 지나서도 일정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 관리 대상으로 해석됐다. 이에 업계에서는 투자 유치에 따른 지분 구조 변화나 사업 확장 과정에서 창업기업 자격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이번 개정으로 창업기업들의 사후 관리 부담과 불확실성이 일부 완화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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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제도 정비는 벤처투자 규제 완화와 세제 지원 확대를 골자로 한 정부의 모험자본 확대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중기부는 지난 6일 '2026년부터 달라지는 벤처투자 제도'를 공개하며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과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투자 규제를 완화하고 민간 자본의 참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제도 개편은 지난해 발표한 '벤처 4대 강국 도약 종합대책'의 후속 입법 성격이다.


우선 벤처투자회사의 투자의무 이행 기간이 기존 3년에서 5년으로 늘어난다. 등록 후 매년 1건 이상 투자를 요구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3년까지 1건, 5년까지 추가 1건 이상 투자하도록 완화된다.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에 대해서는 동일 상출제집단 편입 시 9개월의 지분 처분 유예기간이 부여된다.


세제 지원도 강화된다. 법인의 민간 벤처모펀드 출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은 출자 증가분 기준으로 3%에서 5%로 상향되고 벤처투자조합이 투자목적회사(SPC)를 통해 투자하더라도 직접 투자와 동일한 세제 혜택을 받게 된다. 민간 벤처모펀드의 최소 결성 규모와 최초 출자금액 요건도 낮아져 민간 자본의 진입 문턱이 한층 완화된다. 종합해보면 이재명 정부는 사실상 투자와 회수, 재투자의 선순환을 막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과 같다. 


기존 창업기업 요건 유지 조항은 실제로는 지분율이 몇 %인가나 계열 편입 여부, 법인 형태 변경과 같은 형식적 요건을 중심으로 판단됐다. 그러나 창업기업 규정 삭제는 이제부터 벤처는 형식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혁신 활동을 계속하는가를 중심으로 고용·기술·시장 창출에 기여하는가를 중심으로 판단받게 되는 전환점이라고 볼 수 있다. 정부로서는 관치식 창업 판별에서 탈피했다는 상징성이 큰 것이다. 

업계에서는 창업기업에 관한 법률 완화와 벤처투자 규제 완화가 동시에 추진되면서 모험자본이 보다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VC 관계자는 "창업기업과 투자사 양쪽의 제도 리스크를 함께 낮춘 점이 이번 개편의 특징"이라며 "이를 계기로 민간 투자자 유입도 더 늘어나 벤처 시장이 활성화되는 방향으로 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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