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광미 기자] "황성엽 사장이 업계 인맥은 넓은 편이지만, 지금은 협회 차원에서 대표로 목소리를 내줄 리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의견이 많다. 중소형사 출신 협회장은 처음이라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 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제7대 금융투자협회장으로 선출된 황성엽 신영증권 사장을 두고 최근 만난 한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가 내놓은 평가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이 한 문장은 황 신임 회장이 마주한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황 신임 회장은 1987년 신영증권에 입사해 38년간 한 회사에서 몸담아온 정통 증권맨이다. 중소형사 출신 회장이라는 상징성은 금융투자협회 역사상 처음이다. 내년 1월 1일부터 3년 임기를 시작하는 그에게 업계에선 개별 현안에 매몰되기보다 자본시장 전반을 조망하는 거시적 리더십을 펼칠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그 기대만큼이나 부담도 크다. 올해 증시는 이례적인 호황을 기록했다. 코스피는 연초 2400선에서 연말 4200선을 넘어서며 1년 만에 72% 급등했다. 지수 자체가 두 배 가까이 오른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재명 정부가 코스피 5000을 전면에 내세우며 증시 부양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결과다. 금융투자협회장의 위상과 책임이 어느 때보다 커진 이유다.
직전 서유석 회장 체제에서 협회가 추진한 대표 정책으로는 디딤펀드와 공모펀드 직상장 제도가 꼽힌다. 그러나 성과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디딤펀드는 출시 1년 만에 설정액 2156억원으로 외형을 키웠지만, 업계의 체감은 달랐다. 은행 채널 확대를 목표로 했음에도 협회 차원의 대응은 소극적이었고, 현장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
공모펀드 직상장 역시 아직 갈 길이 멀다. 대신자산운용과 유진자산운용 두 곳만 참여한 가운데 거래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이달 들어 양사 모두 하루 거래량이 10건에도 못 미치는 날이 반복됐고, 거래가 제로(0)인 날도 이어졌다. 제도 도입 취지와 달리 협회의 홍보나 지원이 부족해 운용사 단독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투자협회는 업권 내부 조율자에 그치지 않는다. 타 업권, 나아가 정부를 상대로 업계를 대표해 목소리를 내야 하는 자리다. 황 신임 회장이 공약에서 당국과의 협의체 구성을 강조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업계 애로사항을 정책 언어로 번역해 전달하는 역할이야말로 새 회장이 가장 먼저 보여줘야 할 리더십이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자본시장 활성화를 핵심 정책으로 추진하는 상황에서, 지금의 투자 환경은 또 다른 시험대다. 직접투자가 과열되며 투자와 투기의 경계가 흐려졌기 때문이다. 황 신임 회장 역시 "전 국민이 눈이 벌겋게 직접투자에 몰두하는 것은 건강하지 않다"며 장기투자 인센티브 도입 필요성을 가장 강조했다. 다만 코스피 5000을 목표로 한 밸류업 정책 아래에서 단기 자금 쏠림을 완화하고 장기 자금이 머무를 구조를 설계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과제다. 향후 그의 성과를 가를 핵심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황 신임 회장은 두 가지 책무를 동시에 안고 있다. 자본시장 발전이라는 업계 내부 과제와 금융권 전반의 화합이라는 외부 리더십이다. 금융투자협회는 '행동하는 협회'를 핵심 가치로 내세우며, 399개 정회원사와 5만5564명의 임직원을 대표하는 조직이다. 그 무게를 누구보다 잘 아는 황 회장이 이번 만큼은 업계에 또 한 번의 실망이 아닌, 분명한 방향성을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