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현대자동차가 북미 배터리 합작공장(JV) 건설을 위해 진행해 온 재무적 후방지원이 올해 상반기를 정점으로 일단락되는 모습이다. 올 상반기에만 1조원 넘게 급증하며 빠르게 확대된 지급보증 규모가 3분기 들어 숨 고르기에 들어가면서다. 현지 공장 건설을 위한 핵심 자금조달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추후 관건은 배터리 합작공장이 내년 상반기 완공 이후 얼마나 빠르게 수율을 끌어올려 현대차 공장에 안정적으로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3분기 해외 특수관계자(종속기업 제외) 지급보증 규모는 관계기업 2353억원, 기타 1조2994억원 등 총 1조5347억원으로 집계됐다.
눈에 띄는 점은 '기타' 항목이다. 해당 지급보증 규모는 지난해 말 2395억원에 불과했으나 올해 상반기 1조3055억원으로 급증한 후 3분기에는 1조2994억원으로 보합세를 보였다. 업계에선 '기타' 항목 대부분이 북미 배터리 합작법인(JV)에 대한 지급보증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회계상 특수관계자는 크게 관계기업과 JV로 구분되는데, 관계기업 보증액은 이미 분기보고서에 별도로 공시돼 있다. 이를 감안하면 기타 항목은 현대차가 파트너사와 경영권을 공유하는 JV에 제공한 지급보증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지급보증은 현대차가 직접 자금을 투입하는 방식은 아니지만 합작법인이 금융기관에서 대규모 차입을 일으킬 수 있도록 신용을 보강해 주는 후방 지원이다. 채무가 실제로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채무자가 빚을 갚지 못하면 보증을 선 현대차가 대신 갚아야 하는 우발채무에 해당한다.
현대차가 올해 1조원 안팎의 지급보증을 제공한 것은 북미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 과정에서 대규모 투자금이 집행된 시기와 맞물린다. 현대차는 LG에너지솔루션과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 앨라벨에 연 30GWh 규모의 배터리 합작공장을, SK온과는 바토우 카운티에 연 35GWh 규모의 공장을 각각 건설 중이다. 통상 공장 건설에서는 골조 공사와 핵심 설비 발주 단계에서 자금 소요가 가장 크다.
상반기에 지급보증 규모가 급증한 것도 이 같은 공정이 집중적으로 진행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기타 항목의 지급보증액은 ▲2021년 8218억원 ▲2022년 2092억원 ▲2023년 2297억원 ▲2024년 2395억원으로 올해 상반기 증가 폭을 감안하면 최근 4년 사이 가장 큰 수준이다.
반면 3분기 들어 지급보증 증가세가 둔화한 것은 주요 설비 발주와 자금 집행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현재 두 배터리 합작공장 모두 외형 공사를 마치고 내부 설비 안정화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완공 시점은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배터리 공장 건설과 자금 조달 국면이 일단락되면서 현대차의 북미 전기차 전략도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앞으로의 관건은 배터리 공장 완공 이후 얼마나 빠르게 생산 안정화를 이뤄, 현대차가 미국 전기차 공장을 차질 없이 가동할 수 있느냐다.
현대차는 그동안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속에도 북미 전기차 배터리 공장 투자와 관련해 "전략 변화는 없다"며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전기차 회복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시장 성장이 분명하다는 판단에서다. 현대차그룹은 이들 합작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를 미국 내 전기차 전용 공장인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공급해 현지 생산 체제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미국 판매의 80%를 현지 생산으로 충당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HMGMA 연간 생산능력을 현재 30만대에서 2028년 50만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부사장은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과의 미국 배터리 합작공장이 빠른 시일 내에 전기차 생산에 직접 투입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전반적으로 전기차의 전체적인 타이밍과 맞물려 있고 계속 진전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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