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신임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생산공정 전문가인 최영석 생산기술센터장 부사장을 앉혔다. 업계에서는 정철동 사장이 생산최고책임자(CPO)를 지낸 만큼 생산 효율화에 무게를 싣겠다는 메시지가 담긴 인사라는 해석이 나온다.
취임 3년차에 들어선 정 사장이 이제는 회사의 기술·조직 운영에 자신의 우선순위를 본격적으로 반영할 시점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까지 실적 턴어라운드를 위해 효율화와 OLED 중심 재편에 집중했다면, 내년은 생산기술을 중심축으로 경영 기조를 다지는 단계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2026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최영석 생산기술센터장을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며 CTO로 선임했다. 회사는 "생산기술 혁신과 생산 프로세스 개선, 성능 우위 기술 완성도 제고에 기여했다"는 점을 선정 이유로 설명했다.
보통 기업의 기술은 생산기술과 제품기술의 두 축으로 나뉜다. 생산기술은 공정 효율화, 불량률 저감 등 대량 양산을 위한 기반 기술이며, 제품기술은 설계와 제품 개발 중심의 영역이다. 두 축은 분리할 수 없는 관계지만, 통상 CTO는 제품 기술 전문가가 맡아왔다. 반면 최 부사장은 대부분의 커리어를 생산기술에 집중해온 점이 눈에 띈다.
최 부사장은 카이스트(KAIST) 응용물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1993년 LG디스플레이에 입사했다. 2009년 종합공정기술팀 부장 시절 기술위원(Fellow)으로 선정됐으며, 2013년 공정개발담당 상무로 승진했다. 2017년에는 패널 기판 위에 박막트랜지스터(TFT)를 형성하는 전공정 pOT담당을 맡았다가 2018년 다시 공정개발담당으로 복귀했고, 2019년 제품기술담당을 역임했다. 2020년부터는 생산기술센터장을 맡아왔다. 생산기술센터는 공정 핵심 기술 개발과 생산 효율 향상, 품질 혁신을 담당하는 조직으로 LG디스플레이의 핵심 축이다.
정 사장과 최 부사장은 '생산기술센터장 출신'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정 사장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생산기술센터장을 지낸 후 2012년부터 2016년까지 CPO를 맡았다. 업계에 따르면 최 부사장은 정 사장이 CPO였을 시절 공정개발담당으로 그 아래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 부사장은 정 사장이 CPO를 맡았을 때 함께 일한 인물"이라며 "서로 잘 아는 사이인 만큼 기술을 맡길 수 있겠다는 신뢰가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이 생산기술 전문가였던 만큼 생산 기반 강화에 더 힘을 실으려는 움직임이라는 의견도 있다. 정 사장은 2004년 LG필립스LCD(현 LG디스플레이)에 생산기술담당 상무로 합류해 생산기술센터장과 CPO를 역임한 인물이다.
앞선 관계자는 "정 사장이 생산기술전문가인 만큼 라인 투자나 공정 효율화 분야에서 경험이 많다"며 "직접 다뤄본 영역인 만큼 더 면밀히 들여다보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정 사장이 내년부터 생산과 기술 체계를 자신의 구상에 맞게 재정비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그동안 실적 턴어라운드에 집중했다면, 내년에는 정 사장이 추진하는 기술·조직 개편 방향이 더욱 분명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2021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CTO를 맡아온 윤수영 부사장을 최 부사장으로 교체한 것도 본인의 경영 체제 강화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LG디스플레이는 사업의 중심축이 바뀔 때마다 CTO 인사를 통해 이를 선제적으로 드러냈다. 윤 부사장이 정호영 전(前) 사장 체제였던 2021년 CTO로 선임됐을 당시 업계에서 정호영 전 사장의 'OLED 사업 대전환' 기조를 반영한 인사라는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또한 강인병 전 부사장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CTO를 맡았던 때 역시 LG디스플레이가 사업의 중심을 액정표시장치(LCD)로 둔 상황에서 본격적인 OLED 시대의 도래를 준비하던 시기다.
이 같은 흐름을 고려하면 이번 CTO 교체는 경영 축이 생산기술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정 사장이 취임 3년차에 접어든 만큼 조직을 자신의 흐름에 맞게 가져갈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CTO 인사 역시 그 연장선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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