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연 기자] LG전자가 2026년 정기 인사를 통해 전장(VS)사업본부와 에코솔루션(ES)사업본부의 수장을 각각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B2B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워온 두 사업본부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두 조직 모두 외형과 내실을 꾸준히 강화하며 전체 실적에 기여하는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LG전자의 주력 사업인 생활가전(HS)사업본부는 일반 가정을 대상으로 하는 B2C 중심 구조여서 포트폴리오가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 경우 업황 변동이나 경쟁 심화 시 리스크 분산이 어렵다. 반면 B2B 사업은 장기적인 고객 관계를 기반으로 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영역이다. 실제로 LG전자는 2023년 말 H&A사업본부가 14년 만에 적자 전환한 이후부터 B2B 중심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최근에는 "2030년 B2B 매출 40조원"이라는 중장기 목표도 제시했다.
LG전자는 27일 임원 인사를 단행해 은석현 VS사업본부장과 이재성 ES사업본부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두 본부가 LG전자의 B2B 사업을 이끄는 양대 축이라는 점에서 조직 역량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특히 지난 2021년 은석현 사장이 사업부를 맡은 이후로 LG전자가 B2B 사업에서 지향하는 '질적 성장' 기조가 자리 잡혔다는 평가도 나온다.
VS사업본부는 2013년 출범 이후 10년 만에 '매출 10조 시대'에 진입한 바 있다. 2022년 8조6360억원이었던 매출은 2023년 10조1476억원, 지난해 10조6205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도 8조339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9% 증가했다. 회사 전체 매출에서 VS사업본부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22년 10.46%에서 2023년 12.33%로 확대되며 현재까지 12%대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이 본부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전기차 파워트레인·차량용 램프로 이어지는 '삼각편대' 구도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주요 전략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사업을 중심으로 외형을 키우는 동시에 전기차 부품 및 램프 사업의 효율화를 추진해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방향이다. 현재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사업은 VS사업본부 전체 매출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파워트레인, 램프 사업은 전기차 시장 둔화의 영향으로 일부 수주 물량이 계획대로 실현되지 않으며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며 "LG전자 내부에서도 해당 분야의 효율화와 수익성 제고를 중요한 과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이러한 내실 다지기 작업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평균 1.05%에 그쳤던 VS사업본부의 영업이익률은 올해 들어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2분기 4.4%에서 3분기 5.7%까지 올랐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5%대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분기 VS사업본부의 누적 영업이익은 4009억원으로 전년 동기(1357억원)보다 3배 이상 늘었으며, 같은 기간 전체 영업이익 기여도 역시 4.1%에서 15.5%로 급증했다.
HVAC(냉난방공조)와 에어컨 등 냉난방기기를 담당하는 ES사업본부의 경우 조직개편까지 겸하며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LG전자는 이날 인사 발표와 함께 조직개편도 단행한 바 있다. ES사업본부에 데이터센터, 원전 등 산업용 냉각솔루션을 포함해 환기, 냉장∙냉동 등 사업을 전담하는 어플라이드사업담당을 신설하는 것이 골자다. 지분투자 및 M&A 기회를 발굴하는 ES M&A담당, 해외 지역의 현지 완결형 사업체제 구축을 지원하는 ES해외영업담당도 새로 꾸렸다.
최근에는 핵심 인력을 충원하는 등 사업 확장에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이다. 지난 3분기 ES사업본부의 수익성이 감소한 것 역시 이러한 인건비 증가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지난 3분기 ES사업본부는 매출 2조1672억원, 영업이익 132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5% 감소한 수치다.
이재성 사장은 지난해 말부터 ES사업본부장을 맡아 에어컨 등 가정·상업용 공조 제품은 물론, 초대형 냉동기 칠러 등 산업·발전용 공조 영역까지 사업 기회를 넓혀왔다. 특히 HVAC(냉난방공조) 분야를 회사의 B2B 성장축으로 키웠다는 평가다. 이 사장은 지난 7월 간담회를 통해 "(HVAC 사업은)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기 위해 코어테크 기술과 위닝 R&D 전략으로 액체냉각 솔루션을 연내 상용화하고, 내년부터 본격 공급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에는 엔비디아 공급망 진입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 간담회에서 이재성 사장은 "현재 엔비디아와 냉각수분배장치(CDU) 납품 관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고, 서버 제조 기업 공급망 진입 관해서도 고객 관계 관리(CRM)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에 CDU를 납품해 칩 제조사, 서버 제조사 등 전체 생태계에 진입하겠다는 복안이다. LG전자는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기술 협력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LG전자의 이번 인사에서는 사장 2명, 부사장 2명, 전무 9명, 상무 21명 등 총 34명(인도LG전자 2명 포함)이 승진했다. 전년(46명) 대비 규모가 줄어 효율화에 방점을 둔 인사라는 해석이 나온다. LG전자는 "LG전자 B2B 사업의 양대 축인 전장 사업과 냉난방공조(HVAC) 사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는 차원에서 이들 사업을 이끄는 수장을 승진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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