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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상장사인데"…오너 관심 못 받는 KCTC
이세정 기자
2025.11.18 07:10:16
1973년 육상물류 진출 위해 설립…짠물배당에 경영권 영향 미미
이 기사는 2025년 11월 17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최장수 해운사인 고려해운은 복잡한 지배구조로 유명하다. 창업주를 도와 회사를 성장시킨 2명의 전문경영인은 고려해운이 오너 2세 체제로 진입하자 주식 현물출자 방식으로 지주사를 세웠고, 경영권을 가져왔다. 하지만 고려해운은 지배구조가 완전히 정리됐다고 볼 수 없다. 창업주 2세가 고령임에도 후계자를 두지 않은 데다, 전문경영인 가문 간 지분 우위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딜사이트는 고려해운의 현황과 추후 과제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주]
(출처=KCTC 홈페이지)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화물운송업체인 KCTC는 고려해운 계열사 중 유일한 상장사지만, 지배구조 상 주목도가 떨어지는 회사다. 최근 별세한 고(故) 박현규 고려해운 명예회장의 주식을 자녀들이 아닌 부인이 상속 받았다거나, 대주주 일가가 대표이사나 사내이사를 맡지 않은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 박현규 명예회장 별세, KCTC 주식 자녀 아닌 부인이 상속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KCTC는 올 5월 박 명예회장의 기 보유 주식에 대한 상속 신고를 마무리했다. KCTC 대표보고자는 박 명예회장에서 장남 박정석 고려해운 대표이사 회장으로 변경됐다.


주목할 부분은 박 명예회장의 KCTC 지분 0.11%이 아들들이 아닌, 부인에게 넘어갔다는 점이다. 박 명예회장이 지주사 고려에이치씨 지분 1.33%를 자신이 설립한 재단으로 넘긴 점과는 사뭇 결이 다르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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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총자산이 1조7000억원에 달하는 고려에이치씨의 경우 주당 가치가 약 870만원으로 추정된다. 이를 자녀들에게 물려줄 경우 천문학적 규모의 상속세를 납부해야 하는 만큼 우호 집단인 공익재단으로 넘겼다는 해석이다. 더군다나 공익법인의 경우 의결권 있는 주식을 5% 미만에서 받으면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반면 KCTC의 경우 박 명예회장 작고 당시 주가는 3700원대에 머물렀다. 박 명예회장 보유 분의 가치가 1억5000만원 안팎 수준이었던 만큼 현금 유출에 따른 부담이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박 명예회장 부인이 연부연납이나 담보 없이 일시불로 세금을 완납한 점은 설득력을 높인다.


◆ 전문경영인 가문 지분격차 약 4%p…지주사 지분 절반씩 확보한 점과 대조


KCTC는 1973년 단순 해상운송을 넘어 육상 물류까지 담당하는 밸류체인을 구축, 물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에서 탄생했다. 유가증권(코스피)시장에 상장한 것은 1978년이다. KCTC는 창업주 가문이 아닌 박 명예회장과 신태범 KCTC 회장이 설립을 주도한 만큼, 현 오너일가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KCTC가 처음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1998년 말 기준 이 회사 지분율은 ▲박 명예회장 일가 18.9% ▲신 회장 일가 11.31%였다. 신 회장의 동향 후배이던 고 양재원 전 동남아해운 사장(12%)과 창업주 2세인 이동혁 전 고려해운 회장(10%), 고 이기화 태광그룹 전 회장(6.3%)과 장남 고 이식진 전 부회장(6.6%) 등도 주요 주주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KCTC 지분구조. (그래픽=신규섭 기자)

박 명예회장과 신 회장 일가는 지속적으로 주식을 매입해 나갔다. 그 결과 2006년 말 기준 박 씨 일가 23.8%, 신 씨 일가 17.6% 등으로 지분율을 끌어올렸다. 이 같은 지분 구조는 큰 변동 없이 유지되는 모습이다. 올 상반기 말 기준 박 회장 측의 KCTC 합산 지분율은 23.32%이며, 신 회장 측은 약 19% 수준으로 파악된다. 다만 단일 기준 최대주주는 이 전 회장(9.5%)이다.


고려해운이 동업자 정신을 내세우는 만큼 박 씨와 신 씨 두 가문이 힘의 균형을 유지하는데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은 업계의 공공연한 사실이다. 실제로 고려에이치씨의 경우 양측 지분율이 50%로 동일하다. 하지만 KCTC의 경우 오랜 기간 두 가문 지분 격차를 좁히지 않고 있다.


◆ 실질적 경영 미참여, 가외수익 '기대이하'…고려해운 지배력과도 무관


더군다나 KCTC의 경우 오너일가가 경영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어 눈길을 끈다. 신 회장은 미등기 임원으로 사실상 '상징적' 역할만 맡고 있다. 박 회장과 신 회장 차남 신용화 고려해운 대표이사 사장 등 2세는 이사회 구성원으로 포함돼 있다.


하지만 박 회장과 신 사장은 KCTC 기타비상무이사에 머물고 있으며, 경영 자문 수준의 역할만 수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사가 사외이사의 이사회 출석률만 공개하고 있어 박 회장과 신 사장의 경영 참여도는 유추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사내이사인 이준환 부회장과 류주환 대표이사 사장은 대주주 일가와 무관한 전문경영인이다.


박 씨와 신 씨 일가가 고려에이치씨, 고려해운과 달리 KCTC 지배력에 무관심한 배경으로는 비교적 수익성이 높지 않은 데다, 지배구조에서 맡고 있는 역할이 없다는 점 등이 거론된다.


고려해운의 경우 지난해 말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1441억원, 4180억원을 기록했다. 배당 재원이 되는 순이익은 5936억원으로 순이익률은 무려 18.9%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KCTC의 매출은 8821억원, 영업이익은 390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276억원, 순이익률은 3.1%에 그쳤다.


이렇다 보니 KCTC는 한 자릿수의 배당성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결산 배당금은 주당 75원이 책정됐으며, 배당성향은 8.72%로 나타났다. 박 회장 일가 11명이 수령한 배당금은 총 5억원이었다. 박 회장 혼자서만 고려에이치씨와 고려해운에서 각각 52억원, 42억원 총 94억원을 받았다는 것을 고려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고려해운 계열의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박 씨·신 씨 일가→고려에이치씨→고려해운'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구축했다. KCTC는 오너일가가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회사인 만큼 지분 확대에 따른 이점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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