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장수 해운사인 고려해운은 복잡한 지배구조로 유명하다. 창업주를 도와 회사를 성장시킨 2명의 전문경영인은 고려해운이 오너 2세 체제로 진입하자 주식 현물출자 방식으로 지주사를 세웠고, 경영권을 가져왔다. 하지만 고려해운은 지배구조가 완전히 정리됐다고 볼 수 없다. 창업주 2세가 고령임에도 후계자를 두지 않은 데다, 전문경영인 가문 간 지분 우위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딜사이트는 고려해운의 현황과 추후 과제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KCTC의 지배구조 지표 준수율이 2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ESG등급은 최하위인 D등급에 머물러 있는 수준이다. 회사 측은 지배구조 준수 항목들이 법적 의무가 아닌 이상 문제될 부분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상장사로서 투자자 보호 및 신뢰 구축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배구조 지표 항목들이 결국 주주 권익 보호와 맞닿아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IR(Investor Relations, 기업활동)업무도 하지 않고 있어 투자자와의 소통 창구도 단절된 상태다.
◆ 지배구조 지표 준수율 20%, 상장사 평균 반토막…"법 위반 없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KCTC의 지난해 지배구조핵심지표 준수율은 20%에 불과하다. 유가증권(코스피)시장에 상장된 549개사의 평균 핵심지표 준수율이 55.3%라는 점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해당 보고서 의무 공시 대상은 자산총액 5000억원 이상 기업으로, KCTC는 지난해 말 별도기준 총 자산이 6151억원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주주와 관련된 5개 항목은 모두 미준수 중이며, 이사회 운영 항목에서는 6개 중 '위험관리 등 내부통제정책 마련 및 운영'만 이행하고 있다. 아울러 감사기구 4개 항목 중에서는 ▲내부감사기구에 회계 또는 재무전문가 존재 ▲경영 관련 중요 정보에 내부감사기구가 접근할 수 있는 절차 마련 2개를 충족시켰다.
짚고 넘어갈 부분은 KCTC가 지난해 공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도 핵심지표 준수율이 지금과 동일한 20%였다는 점이다. 당시 KCTC 측은 '상법에 제시된 규정'을 지키고 있어 미진한 게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현재도 일관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예컨대 이사회 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위원회가 없는 것과 관련, 법적으로 위원회 설치가 의무가 아닌 만큼 굳이 신설할 필요성이 없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자산규모 2조원 이상 상장사의 경우 이사회를 단일 성(性)으로 구성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자산 기준에 미달하더라도 남녀 성비를 섞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KCTC는 이 역시 미이행 중이다.
◆ 낮은 순이익률 탓 배당성향 한 자릿수… ESG등급 '낙제점'
KCTC가 속해 있는 기업집단은 고려HC(고려에이치씨)다. 자산규모 6조7050억원으로 재계 72위의 고려에이치씨그룹은 연매출 3조원의 고려해운을 지배하고 있다. 2023년 대기업집단에 편입된 고려에이치씨그룹은 26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지만, 상장사는 KCTC가 유일하다.
하지만 KCTC는 소위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핵심 계열사가 아닌 터라 고려에이치씨그룹 내 비주류로 분류되고 있다. 이 회사가 처음 제출한 사업보고서(1998년 결산)에 따르면 1996년부터 30년 연속 흑자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4000억원대 수준이던 연간 매출은 9000억원 수준까지 2배 이상 훌쩍 뛰었다. 비대면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물류회사인 KCTC의 일감이 급증한 영향이다.
하지만 KCTC는 배당 재원이 되는 순이익 규모가 연간 200억~300억원이며, 이익률은 3%대로 높지 않다. 그 결과 주당 배당금은 100원을 크게 밑돌 뿐 아니라 최근 5년(2020~2024년)간 배당성향은 8.7%로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공동 경영을 펼치고 있는 박정석 고려해운 회장과 신용화 사장 두 가문, 창업주 2세 등의 지분율을 모두 더하면 50%에 육박한다. 대주주 집단이 수령하는 연간 배당금은 적게는 300만원, 많아도 2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더해 시장 내 회사 자체의 존재감이 미약하다 보니, 지배구조를 선진화 해야 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KCTC의 ESG등급도 역행하고 있다. 한국ESG기준원에 따르면 KCTC의 ESG 종합등급은 2021년까지 B등급을 기록했지만, 최근 3년(2022~2025년)은 최하위인 D등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ESG기준원은 "전년과 동일한 등급을 받은 KCTC는 체제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지배구조 영역에 대한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 주주권익 보호·주가 부양 등 개선 의지 '無'
문제는 KCTC가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주가를 부양할 의지가 크지 않다는 점이다. KCTC가 전자투표제를 실제로 도입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전자투표제를 도입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했다. 전자투표는 주주가 직접 주총장에 참석하지 않더라도, 온라인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KCTC는 올 3월 열린 정기 주총에서 전자투표제를 실시하지 않았다.
주주친화책도 사실상 전무하다. KCTC 주가수익비율(PER)은 5.88배이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배로 추정된다. 통상 PER과 PBR이 각각 10배 미만, 1배 미만일 경우 주가가 저평가된 것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KCTC는 이렇다 할 주가 부양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보유 중인 자사주는 없으며, 매입이나 소각 계획도 없다.
이와 관련, KCTC 관계자는 "IR도 하지 않는 만큼 지배구조나 주가와 관련된 별도의 코멘트는 힘든 상황"이라며 "기 제출된 각종 보고서에서 회사 입장을 파악하길 바란다"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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