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희 기자]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자동차 관세율이 25%에서 15%로 낮아지면서 현대자동차·기아의 미국 사업이 숨통을 트게 됐다. 일본·유럽연합(EU)과 동일한 관세율이 적용되면서 가격 경쟁력을 회복하게 됐기 때문이다. 정의선 회장의 대미(對美) 투자 확대와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경주 국립박물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관세 협상이 마무리됐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상호 관세는 기존대로 15%가 적용되고 자동차·부품 관세도 15%로 인하된다"고 밝혔다. 인하된 관세는 다음 달 1일부터 적용된다.
관세 협상 타결은 올해 7월 관세율을 기존 25%는 15%로 낮추기로 합의하겠다고 한 이후 3개월 만이다. 관세 25%가 부과하기 시작한 이후 7개월 만이다. 미국은 올해 4월 무역법 232조를 근거로 들며 수입차에 대해 상호 관세 25%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현대차·기아는 4월부터 부과된 관세로 인해 1조원대 손실을 봤다. 이들이 올해 2분기 부담한 관세 부담 비용은 각각 8282억원, 7860억원이었다. 관세 영향이 본격화한 3분기에도 피해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3%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31일 실적을 발표하는 기아의 영업이익도 2조4095억원로 16.4%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관세 인하로 현대차·기아의 미국 사업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될 전망이다. 비록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무관세(0%)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일본, EU 등 경쟁국과 동일한 환경에서 경쟁을 벌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일본과 EU는 9월부터 관세 15%를 적용받고 있다.
관세 부담이 줄면서 이르면 4분기 실적 반등이 점쳐진다. 주력 모델인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HEV) 모델의 판매 본격화와 엘란트라, 투싼, EV4 등 신차 출시 등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력 모델의 HEV 버전이 가세해 수익성 높은 제품의 판매가 늘어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관세 협상이 타결된 것은 정 회장의 대미 투자 확대가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3월 정 회장은 2028년까지 미국에 총 210억달러(약 30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자동차 생산 분야 86억달러(약 12조원), 부품·물류·철강 분야 61억달러(약 8조원7000억원), 미래 산업·에너지 분야 63억달러(약 9조원)다.
협상 마무리를 위한 정부 노력도 한몫했다. 정부는 올해 7월 한미 관세 협상이 큰 틀에서 타결된 이후 후속 합의 실무 협상을 3개월 간 이어왔다. 정상회담을 앞에 둔 이날 오전에도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만나 실무 협상을 벌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적 방안을 추진하는 동시에 품질과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기술 혁신 등을 통해 내실을 더 다져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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