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울 기자] 이석현 현대해상 대표가 해약환급금준비금 문제를 배당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지목하고 나섰다. 적립비율 현실화 이전에는 배당이 어렵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배당가능이익에서 차감되는 만큼 그 부담이 커지면서 보험사들에게 배당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혀왔다.
이석현 대표는 16일 손해보험협회에서 열린 금융위원장·보험사CEO 간담회 이후 기자와 만나 배당 계획과 관련해 "배당은 해약환급금준비금이 해결돼야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해약환급금준비금 급증으로 23년 만에 처음으로 결산배당을 실시하지 못했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보험계약자가 중도에 계약을 해지했을 때, 지급해야 하는 해약환급금이 회계상 부채보다 많을 경우 그 차이를 메우기 위해 보험사가 별도로 쌓는 법정 준비금이다. IFRS17 도입과 함께 신설된 항목으로,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과정에서 부채가 환급금보다 적을 때 그 차액을 미리 적립한다. 이를 통해 해지 시점에도 계약자에게 약속한 환급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안전망의 성격을 갖는다.
다만 이 준비금은 상법상 법정준비금으로 분류돼 배당 가능 이익에서 차감된다. 소비자 보호를 위해 해약환급금준비금을 쌓을수록 배당가능 이익이 줄어드는 역설이 발생하는 셈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올해 보험업감독규정을 개정해 지급여력(K-ICS, 킥스)비율이 170% 이상인 보험사에 한해 준비금을 80%만 적립하도록 완화했다. 현대해상의 상반기 기준 킥스비율은 170%로 완화된 기준을 맞춘 상태다.
그럼에도 이미 쌓아놓은 적립액 비중을 감안하면 제도 완화 효과가 누리기 어렵다는 게 현대해상의 입장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현대해상의 해약환급금준비금은 4조3265억원으로 이익잉여금(7조8423억원)의 55.2%를 차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DB손보와 메리츠화재의 이익잉여금 대비 해약환급금준비금 비중은 각각 45.1%, 37.5%로 현대해상보다 낮은 편이다.
이에 따라 생보·손보업계를 막론하고 업계 전반에서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비율 현실화를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도 지난 2월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를 개선해 생보사 밸류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공식적으로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금융위원회도 관리 강화를 위한 적립 기준 합리화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다만 이날 간담회에서는 관련 논의가 별도로 다뤄지지 않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위가 개선 의지를 밝힌 만큼, 시기를 두고 후속 조치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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