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LG전자 인도법인이 인도 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신주발행 없이 인도법인 지분 15%를 처분(구주매출)하는 방식으로, 1조8000억원을 조달한다. LG전자는 이를 통해 아시아, 중남미, 중동·아프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로 불리는 신흥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14일(현지시간) 인도 뭄바이 국립증권거래소(NSE)에서 인도법인 상장과 미래비전 발표 행사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조주완 최고경영자(CEO), 김창태 최고재무책임자(CFO), 전홍주 인도법인장, 송대현 인도법인 이사회 의장 등 주요 경영진과 현지 투자자, 애널리스트 등이 참석했다. 조 CEO와 아쉬쉬 차우한 NSE CEO는 현지 증시 개장 시간인 오전 10시 정각에 LG전자 인도법인의 거래를 알리는 의미의 타종을 진행했다.
앞서 LG전자는 인도법인 발행주식의 15%에 해당하는 1억181만5859주를 구주매출로 처분했다. LG전자 인도법인의 공모가는 희망 공모가 밴드 최상단인 주당 1140루피(한화 약 1만8000원)로 책정됐으며, 주식배정청약에는 인도 기업공개(IPO) 역사상 2008년 이후 최대 규모의 자금이 몰려 공모 주식수의 54배에 달하는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현지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공모가 기준 LG전자 인도법인은 12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LG전자는 인도 자본시장에서 1조8000억원 규모의 현금을 국내로 조달한다. 금융비용, 차입금비율 등 영향 없이 대규모 현금이 유입돼 재무건전성이 큰 폭으로 개선된다. 조달한 자금은 미래성장 투자에 활용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한편, 기업가치·주주가치 제고에도 나설 방침이다. LG전자 인도법인은 현지화 기업의 장점을 살린 사업 기회 등을 적극 발굴하겠다는 구상이다.
조 CEO는 "이번 상장으로 인도는 LG전자의 글로벌 사우스 전략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거점 국가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라며 "LG전자와 인도법인 성장을 동시에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조 CEO는 ▲인도를 위해 ▲인도에서 ▲인도를 세계로 만드는 미래비전도 공개했다. 14억 인구 대국이자 최대 잠재시장인 인도에서 현지 고객·시장 맞춤형 전략을 확대하고, 현재의 시장점유율 1위 브랜드 지위를 넘어 최고 국민 기업으로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인도를 위해는 현지 고객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특화 제품을 선보이는 등 그간 지속적으로 펼쳐 온 맞춤형 전략을 더욱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이날 LG전자는 인도 고객을 위해 기획한 특화 가전 라인업을 공개했다. 인도 특화 가전은 LG전자가 현지서 쌓아온 가전 노하우와 고객에 대한 깊은 이해를 기반으로 현지 구매력을 고려한 가격, 인도의 생활 환경과 방식에 맞춘 특화 기능 및 디자인 등을 두루 갖췄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내달부터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마이크로오븐 등 총 4종의 특화 가전 라인업을 인도 시장 내 순차 출시할 예정이다. 이들은 전량 노이다와 푸네에서 생산된다.
메이크 인 인디아는 인도 정부 주도의 제조 부흥 정책에 발맞춰 인도 내 생산뿐 아니라 연구개발(R&D), 판매, 서비스 등 전 밸류체인을 고도화하겠다는 비전이다. LG전자는 지난 1997년 인도에 첫 진출해 28년간 인도 전역에 현지 완결형 사업체계를 구축해 왔다. 기존 노이다, 푸네 공장에 이어 6억달러를 투자해 스리시티 지역에도 신공장을 짓고 있다. 신공장을 포함하면 인도 내 연간 생산능력은 ▲냉장고 360만대 ▲세탁기 375만대 ▲에어컨 470만대 ▲에어컨 컴프레서 200만대 ▲TV 200만대 등으로 늘어난다. 글로벌 거점 R&D 기지 역할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메이크 인디아 글로벌은 인도를 전사 성장 전략의 한 축에 해당하는 글로벌 사우스의 거점 국가로 만들어 간다는 목표다. 특히 LG전자가 국민 기업으로서 인도가 글로벌 무대로 도약하는 데 파트너로 함께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비전이다. 글로벌 사우스 전략은 지경학적 변화에 대응해 신흥시장의 잠재력과 사업기회에 집중하며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는 것이 골자다.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 인도법인은 상장으로 세계 1위 인구대국인 인도에서 국민 기업이 되고 인도 경제성장의 동반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비전 실현의 첫걸음을 내딛었다"며 "현지 기업으로 거듭나게 되는 만큼 글로벌 기업 시민으로서의 책임과 역할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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