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사업부 실적이 악화되면서 양사 모두 '허리띠 졸라매기'를 위한 조직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글로벌 TV 시장 경쟁이 거세지자 두 회사 모두 비용 절감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프리미엄 TV 확대와 콘텐츠 강화 전략을 통해 차별화를 모색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전자는 TV 사업을 맡고 있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솔루션(MS) 사업부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만 50세 이상 직원과 저성과자가 대상이며 희망퇴직자에게는 최대 3년치 연봉과 위로금, 학자금이 지원된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도 지난 5월부터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며 인력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회사는 VD 사업부 인력을 대상으로 수시 평가를 확대하고 개별 면담을 진행하며 조직 개편 추진 작업에 돌입했다. 칩 엔지니어 중 일부에게는 반도체(DS) 사업부 발령을 제안했다는 전언도 나왔다.
이처럼 양사가 사업부 효율화에 나선 이유는 TV 사업부 실적 부진이 전사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수익이 크게 발생하지 않는 상황에서 비용·조직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 악화를 막아보겠다는 복안이다.
삼성전자에서 TV 사업을 담당하는 VD사업부는 2분기 매출 7조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7조5000억원) 대비 7% 감소한 규모다. 직전 분기(7조8000억원)와 비교하면 하락폭은 10%로 더 컸다. 삼성디스플레이(6조4000억원), 하만(3조8000억원)과 비교했을 때 사업부 중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LG전자도 이번 분기 TV 사업 매출이 아쉽다는 평가를 받는다. MS사업부 매출은 4조3900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800억원)보다 13.6% 하락했다. 매출 규모는 2024년 2분기 이후 최근 5개 분기 중 가장 낮다. 게다가 영업손실 191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고 전 사업부 중 유일하게 적자를 냈다.
업계 관계자는 "두 업체 모두 업계 1, 2위를 다투는 만큼 당장 TV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중장기적으로 TV 시장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 아래 희망퇴직 등을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매출을 늘려 수익을 확보하기보다 비용을 관리하는 방향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TV사업부 실적 부진에는 이번 분기 하락한 TV 판매가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업체들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공세를 퍼부으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양사 모두 판매가를 낮출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상반기 TV 판매가격은 전년 연간 평균보다 약 4% 하락했다. LG전자는 2024년 연간 대비 2.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패널 원가가 감소하면서 어느 정도 여유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중국 기업과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효과는 크지 않았다는 평가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기준 세계 TV 시장 매출 점유율 30%로 1위, LG전자는 15%로 2위를 차지했다. 출하량 기준으로는 삼성이 19%로 선두를 지켰지만 LG는 10.7%에 그쳐 TCL(14%), 하이센스(12%)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TV 업체들의 점유율 확대에 대한 우려가 크다. 수요 부진과 경쟁 심화로 회사들의 판촉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패널 원가에 대한 통제력이 과거보다 약해진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중국 업체들이 보조금을 등에 업고 가성비 높은 TV 제품을 출시하는 만큼 양사는 가격 경쟁에서 정면 승부가 어렵다. 이에 두 회사 모두 하반기 실적 개선 방안으로 프리미엄 TV 출시와 함께 인공지능(AI), 엔터테인먼트 기능 강화 전략을 내세우며 부가가치를 높이려 하고 있다.
LG전자는 자사 스마트 TV에 탑재된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FAST) 서비스 'LG채널'로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LG는 지난해 웹OS 플랫폼 사업에서 1조원 매출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025년형 TV 신제품 라인업을 내놓으며 AI 적용 모델을 기존 9개 시리즈 34개에서 14개 시리즈 61개로 크게 확대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TV 시장의 90% 이상이 액정표시장치(LCD) 기반인 만큼 수직 계열화 측면에서도 중국 기업이 훨씬 유리하다"며 "이에 양사 모두 운영 체계, 콘텐츠, AI 등 서비스를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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