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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보호 투자 경쟁…'집토끼·신사업' 둘 다 잡는다
전한울 기자
2025.07.21 08:01:30
⑤최대 조단위 투자·전문인력 증원…'집토끼' 통신수익 확대·'차세대' AI사업 대비
이 기사는 2025년 07월 21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동통신 3사 정보보호 투자 현황 및 계획. (그래픽=김민영 기자)

[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이동통신 3사가 최근 SK텔레콤 사이버 침해사고 이후 정보보호 투자 규모를 대폭 확대할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SK텔레콤과 KT는 조 단위에 육박하는 정보보호 투자 청사진을 공유했고, LG유플러스도 관련 투자 규모를 30% 이상 늘리면서 보안역량 강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매출 비중이 막대한 통신 부문에서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선, 보안 역량을 입증해 고객·시장 신뢰도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결과다. 개인정보 활용도가 한층 높아질 인공지능(AI)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보안 투자를 강화해 브랜드 신뢰 전반을 제고해야 한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는 최근 중장기 투자 전략간 보안부문 비중을 대폭 늘리면서 고객 신뢰 및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수년간 'AI 중심' 투자를 집행해 온 점을 고려하면 기본기로 회귀한 셈이다. 


이는 올 4월 발생한 사이버 침해사고 관련 여파가 지속 누적되는 점과 무관치 않다. SK텔레콤은 올 4월 사이버 침해사고가 발생한 뒤 현재까지 누적 통신 이탈자가 8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SK텔레콤의 장기집권 체제를 거세게 뒤흔들고 있다. 기본기로 꼽히는 보안 부문이 한번 무너지자, 장기간 굳어진 점유율 구조가 일부 재편되면서 경쟁사인 KT·LG유플러스에게 한층 우호적인 사업 환경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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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이달 초 '향후 5년간 7000억원에 달하는 투자로 글로벌 최고 수준의 정보보호 체계를 갖추겠다'는 내용을 담은 정보보호혁신안을 발표했다. 보안부문에 우선 순위를 두고 시장 신뢰를 회복해 고객들에게 다시 다가서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이 회사는 이번 혁신안을 통해 정보보호 전문 인력을 기존 대비 2배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보안 기술·시스템 관련 투자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정보보호 기금 100억원을 출연해 국내 보안 생태계 활성화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정보보호 관련 거버넌스도 대폭 개편한다. SK텔레콤은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조직을 CEO 직속으로 격상하고, 이사회에 보안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사이버 보안체계를 지속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경쟁사들의 견제구도 만만치 않다. SK텔레콤과 '통신 대장주' 쟁탈 경쟁 중인 KT는 SK텔레콤의 정보보호혁신안이 나온 직후 업계 최고 수준의 정보보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KT는 지난 15일 '향후 5년간 정보보호 부문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청사진을 공유했다. KT는 '글로벌 톱' 수준의 보안 역량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구체적으로 ▲글로벌 빅테크 협업에 200억원 ▲보안 전담 인력 충원에 500억원 ▲제로 트러스트 보안 체계 강화에 3400억원 ▲현행 정보보호 공시 수준 유지·개선에 66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할 방침이다.


LG유플러스도 정보보호 투자를 30% 이상 확대하며 보안 역량을 지속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정보보호 투자를 828억원 집행하며 전년 대비 30% 가량 증액했다. 정보보호 인력도 293명으로, 전년 대비 1.9배 늘었다. 이 밖에 ▲내부 보안포털 전면 재구축 ▲개인정보 컴플라이언스 점검 시스템 신규 구축 ▲AI 기반 보안 모니터링 기능 강화 등으로 보안체계를 고도화했다. 올해 정보보호 투자를 전년 대비 30% 이상 확대해 1000억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다. CEO 직속 정보보안센터를 필두로, C레벨의 정보보안센터장이 직접 전사보안 강화를 진두지휘해 나갈 계획이다.


추후 수년간 보안투자 경쟁도 한층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통 3사 매출에서 통신부문 비중이 여전히 막대하기 때문이다. 당장 AI 부문에서 이렇다할 수익구조가 부재한 상황 속 관련 투자 규모는 지속 불어나고 있어 부담이 크다. 이에 '집토끼' 통신 부문이 추후 수년간 '주력'으로서의 역할을 한층 강화해 나가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오히려 이통 3사로선 '탈(脫)통신 성과가 미미하다'는 시장 지적을 일부 잠재울 만한 명분을 확보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탈통신을 외쳐온 통신사로선 오히려 무리한 신사업 투자를 피하고 AI 전환 속도를 늦출 수 있는 명분이 생긴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최근 단통법 폐지가 더해지면서 통신 가입자 규모를 파격적으로 늘리고자 하는 통신사들의 출혈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업계 경쟁 구도가 AI에서 통신·보안 부문으로 회귀한 만큼, 향후 수년간 보안 투자 및 역량을 전방위로 강화하고 통신 가입자를 늘려 AI 투자여력을 늘리는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도 "보안투자 비중이 크게 늘면서 AI 여력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도 있지만, AI 투자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보안 부문이 주 수익원인 통신업에 있어 관건으로 자리매김한 만큼, 보안 강화가 곧 AI 투자여력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양자보안 등 미래 보안기술·사업에도 한층 힘이 실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이버 침해사고가 발생하기 전, 일부 통신사에서 AI 투자에 올인하기 위해 양자보안 관련 사업, 투자를 눈에 띄게 줄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며 "최근 들어 일부 이동통신사에서 양자보안 기술을 공개하고 관련 로드맵을 수립하는 등 관련 사업이 활성화될 조짐이 나타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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