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성그룹이 '일류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그룹사 출범을 선포한 지 올해로 11년차를 맞았다. 해성그룹은 '현금왕'이라 불렸던 故 단사천 명예회장이 1937년 창립한 일만상회에서 시작해 어느덧 총 자산 규모가 2조원이 넘는 중견 기업으로 성장했다. 2020년을 기점으로 해성산업을 지주사로 두고 한국제지·한국팩키지·계양전기·해성디에스를 사업회사로 거느리는 지배구조 개편에 나서며 또 한번 변화의 전기를 다졌다. 딜사이트는 앞으로 그룹 성장을 이끌어나갈 핵심 계열사들의 현 주소를 점검해보며 해성그룹이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해성그룹 산업용품·전장품 부문 계열사 계양전기가 '주가 부진'과 '실적 침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시가총액이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코스피 상장 유지에 경고등이 켜진 데다 3년 연속 적자로 경영 위기까지 심화해 시름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 5000원 고점 찍던 주가 1000원대로…시총도 '위험신호'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계양전기는 전일 보통주 1주당 1452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1년 전 보다 주가가 22% 빠진 수치다. 올해 1월부터 계양전기 주가는 1400~1600원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계양전기 주가가 가장 고점을 형성한 시기는 2021년으로, 당시 주가는 5000원대를 오갔다. 4년 만에 주가가 3분의 1 수준으로 낮아진 것이다.
계양전기가 적자 수렁에 빠지는 등 나빠진 경영실적이 주가를 끌어내리는 양상이다. 실제 계양전기는 2022년부터 매년 적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영업손실이 153억원으로 1년 새 113억원 넘게 불어나기도 했다. 지난 11월 천안공장이 폭설 재해를 입으면서 131억원을 재해손실로 비용 처리한 여파다.
계양전기 주가가 2000원대로 주저앉은 뒤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 시점은 약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22년 당시 계양전기는 회사 전직 재무팀 직원이 수년에 걸쳐 회삿돈을 횡령한 사고 이후 주가가 2000원대로 추락하는 위기를 맞닥뜨렸다. 여기에 실적 부진 악재까지 겹치면서 우하향을 반복하던 주가는 2023년 말 1800원대로 내려앉은 데 이어 지난해 하반기 들어 1400원대로 떨어졌다.
주가가 부진한 탓에 기업가치를 나타내는 주가순자산비율(PBR) 지표도 낮은 수준에 머무는 실정이다. 이날 종가를 반영해 계산한 계양전기 PBR은 0.74배로 계산된다. 통상 PBR이 1배 미만이면 저평가주로 분류되며 주가가 청산가치보다 낮다고 해석한다. 쉽게 말해 기업이 모든 자산을 팔고 사업을 정리해도 현 주가보다 더 높은 가치를 남길 수 있다는 의미와 일맥상통한다.
계양전기는 당장 주가 하락으로 시가총액이 증발하면서 코스피 시장 퇴출 위기까지 우려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이날 계양전기 시총은 398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대로라면 계양전기는 오는 2028년 1월부로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앞서 금융당국은 올해 초 자본시장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제고 일환으로 상폐 기준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시총 50억원을 상한선으로 둔 상폐 요건은 내년 200억원에서 오는 2027년 300억원, 2028년 500억원으로 확대된다.
◆ 600억대 당기순손실, 실적 악화에 배당도 중단
지난해부터는 배당도 중단된 상태다. 계양전기는 1988년 코스피 상장 이래 꾸준히 배당을 실시해온 전통적인 배당주로 꼽힌다. 가장 최근에 배당이 이뤄진 2023 회계연도 결산 배당금은 보통주 25원, 우선주 30원이었다. 2024년 결산 배당을 실시하지 않은 것은 지난해 연간 당기순손실이 612억원에 달하는 등 대규모 손실이 발생해 배당 여력이 축소된 여파로 풀이된다.
계양전기는 사업분야는 크게 전동공구·산업용구 등 산업용품과 전장품 부문으로 나뉜다. 산업용품 사업부문은 건설 및 기계·조선업체 등을 주 수요처로 두고 있다. 전장품 부문에서는 시트·브레이크 모터 등 자동차 부품을 생산해 현대자동차·기아 등 완성차 업체에 납품한다. 지난해 기준 산업용품과 전장품 부문(내부거래 조정 전·해외법인 제외)은 각각 영업손실 62억원, 99억원을 기록했다.
올 들어서도 계양전기 경영실적은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올 1분기 계양전기 영업손실 규모는 27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939억원)도 4% 감소해 실적 부담을 키웠다.
계양전기가 해성그룹 성장을 견인해야 하는 핵심 계열사 역할을 맡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부진은 뼈아픈 대목이다. 계양전기는 1977년에 설립돼 전동공구 산업을 개척하고 사세를 빠르게 확장하며 해성그룹 기반을 다지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계양전기 최대주주는 그룹 지주사인 해성산업(보유 지분율 34%)으로 계양전기 경영실적은 해성산업에 연동 반영되고 있다.
딜사이트는 계양전기에 주가 부양 및 경영실적 개선 방안 등을 수차례 질의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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