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기령 기자] 한국벤처투자의 모태펀드 출자사업에서 기업승계 인수합병(M&A) 분야 단독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된 다올프라이빗에쿼티(다올PE)가 다음 달 2000억원 규모의 펀드 결성을 앞두고 있다. GP 선정 한 달 만에 빠른 속도로 펀드 클로징에 나서면서 펀드레이징 역량을 입증했다.
다올PE는 지난달 23일 한국벤처투자가 진행한 모태펀드(중소벤처기업부 소관) 1차 정시 출자사업에서 기업승계 M&A 분야 단독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됐다.
기업승계 M&A 분야에는 총 9곳이 지원했으며 1차 심사에서 나우IB캐피탈과 다올PE, 어센트PE 등 3곳으로 숏리스트를 압축했다. 이후 최종 심사에서 다올PE가 우위를 점하면서 출자금 300억원을 확보했다. 앞서 다올PE는 지난해 12월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 출자하는 'IBK 성장 M&A펀드(2차)'에서도 소형 GP 분야에 단독으로 선정됐다. 출자금 규모는 400억원이다. 이렇게 모은 700억원에 민간 출자금까지 더해 다올PE는 다음 달 중 총 2000억원 규모의 '4호 블라인드 펀드'를 클로징할 계획이다.
비슷한 시기에 두 정책금융기관의 출자사업에서 나란히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되며 다올PE는 시장에서 펀드레이징 역량을 입증받았다. 특히 모태펀드 출자사업의 경우 3개월 이내인 조합 결성 시한을 한 달 이상 단축하는 성과를 거뒀다.
다올PE는 이번에 확보한 출자금을 토대로 중소기업 인수를 비롯한 기업승계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우선 이 펀드를 활용해 중소기업 인수에 약정총액의 60%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다만 피인수기업의 대표자의 연령이 만 60세 이상이고 경영 기간이 5년 이상인 기업을 인수할 경우에는 투자규모가 약정총액의 20% 이상으로 줄어든다.
기업승계 M&A 분야는 모태펀드에서 올해 처음 신설한 분야다. 그 배경에는 중기부의 '기업승계특별법' 추진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중기부는 중소기업의 활발한 경영권 승계를 위해 종합적인 M&A 지원체계를 갖춘 기업승계특별법을 연내 제정할 계획이다. 저출산과 고령화가 심화하면서 중소기업의 경영권 승계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어서다. 은퇴를 준비해야 할 고령 최고경영자(CEO)가 늘어나고 있지만 자녀가 기업승계를 거부하거나 승계할 친족이 없어 사라질 위기에 처한 중소기업이 늘어나는 추세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실시한 기업승계 설문조사에 따르면 60대 이상 중소기업 대표 및 임직원들 가운데 M&A를 통한 제3자 기업승계를 선호한다고 답한 비중은 32.2%로 집계됐다. 대표는 자녀 승계를 선호하지만 막상 자녀 가운데 20.5%는 가업승계를 원치 않는다고 답했다. 현재 후계자가 없는 기업 중 약 31%는 M&A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기부는 기업승계특별법 제정을 통해 친족 승계가 곤란한 중소기업의 지속경영을 위해 현행 '가업' 승계 개념을 '기업' 승계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공공기관과 민간금융기관의 전문인력을 활용한 M&A형 기업승계 수요 발굴·매칭 시스템을 마련한다. 인수자금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M&A 과정에서 자금조달 부담을 완화하는 등 M&A형 기업승계 수요기업 발굴, 자문·중개 및 인수금융까지 지원하는 체계를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모태펀드를 활용한 M&A형 기업승계 지원 펀드의 시범 조성도 적극 검토한다. 승계 시 자금 흐름을 원활히 하고 투자자들에게는 M&A 시장 참여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자본시장과 중소기업 승계가 선순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갈 예정이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지난 2월 기자간담회를 열고 "원활한 기업승계는 중소기업의 지속 성장은 물론 우리 경제의 성장과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기업승계특별법은 여러 연구를 거쳐 준비한 상태로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올PE는 2001년 10월 설립한 KTB PE가 전신으로 2022년 3월 사명을 다올PE로 변경했다. 최대주주인 다올투자증권이 지분 82.39%를 보유하고 있다. 사명 변경 후 엄영범, 김형달 대표가 공동 대표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다올PE는 글로벌 스킨케어 브랜드인 파머시뷰티를 다국적 기업 P&G에 매각하고 골프 그립 제조사인 슈퍼스트로크를 인수하는 등 트랙레코드를 쌓아왔다. 다올PE는 원 펀드 전략을 구사하는 하우스로 올 상반기 4호 블라인드 펀드 조성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다올PE 관계자는 "많은 중소기업들이 기업승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중소기업 M&A 관련 투자 의뢰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4호 블라인드 펀드 역시 현재 출자확약서(LOC)를 2000억원 정도 확보했고 다음 달이면 클로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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