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삼성전자가 보급형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 팬에디션(FE)'의 후속작을 올해 하반기 선보인다. 최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전파 인증을 통과했고, 생산라인 설비 구축에도 착수했다. 제품명은 '갤럭시 버즈3 FE'가 유력하다. 다만 미중 통상 갈등 여파에 따른 희토류 수급 불안이 신제품 출시 전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16일 미국 FCC에서 블루투스 헤드셋 기기 'SM-R410L'과 'SM-R410R'에 대한 인증을 획득했다. 전작 '갤럭시 버즈 FE'는 좌우 본체에 각각 다른 모델명을 부여해 인증받았다. 이를 감안하면 이번 모델도 좌우를 구분해 등록됐을 가능성이 크다. 신제품의 충전 케이스(모델명 EP-QR410)로 추정되는 기기도 최근 인도표준국(BIS) 인증을 마쳤다.
이번 신제품 명칭은 '갤럭시 버즈3 FE'가 유력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내부 임원 회의에서 전작 명칭인 '버즈 FE'를 이어가는 느낌을 살려 'FE2'로 이름을 짓기보다는 '버즈3 FE'로 새롭게 명명하자는 논의가 있었다"며 "올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현재 베트남에서 생산라인 설비를 구축 중"이라고 말했다.
당초 이번 신제품 명칭은 '갤럭시 버즈 FE2'가 될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세대 구분을 보다 명확히 하고 최신 라인업과의 연속성을 강조하기 위해 '버즈 FE2' 대신 '버즈3 FE'를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2023년 10월 출시된 버즈 FE는 2021년 8월과 2022년 8월 각각 출시된 버즈2와 버즈2 프로와 마찬가지로 강낭콩을 닮은 둥근 외형을 유지했다. 반면 지난해 7월 공개된 버즈3 시리즈부터는 기둥이 달린 콩나물형 디자인이 적용되며 외관이 크게 달라졌다. '버즈3·버즈3 프로·버즈3 FE'로 이어지는 구성은 소비자 입장에서도 세대 흐름을 직관적으로 파악하기 쉽다. 이런 구조가 마케팅 측면에서도 더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FCC 인증 시점과 생산라인 준비 상황 등을 고려하면 신제품은 이르면 7~8월 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전작인 갤럭시 버즈 FE도 2023년 8월 FCC 인증을 받은 뒤 약 두 달 만에 정식 출시된 바 있다. 가격은 전작의 출고가인 11만9000원과 유사한 수준으로 예상된다. FE 제품 자체가 상위 라인업의 기능을 일부 제한해 가격 부담을 낮춘 보급형 모델로, 이번 신제품 역시 버즈3 시리즈의 핵심 기능은 유지하면서도 일부 고급 기능은 뺀 형태로 출시될 가능성이 크다. 버즈3와 버즈3 프로가 각각 21만9000원, 31만9000원으로 출시된 만큼 버즈3 FE의 출고가는 이보다 확연히 낮은 수준에서 책정될 전망이다.
다만 트럼프발 관세 전쟁으로 촉발된 미중 통상 갈등은 변수다. 지난 4일(현지시간)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조치에 대응해 희토류 수출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통제 대상에는 가돌리늄, 테르븀, 디스프로슘, 루테튬, 스칸듐, 이트륨 등 중희토류 및 희토류 자석 등이 포함됐으며, 이들 품목을 중국 밖으로 반출하기 위해서는 중국 정부의 특별 수출 허가가 필요하다. 이는 미국이 최근 대중 관세율을 81%에서 125%로 올린 데 이어 펜타닐 원료 관리 부실을 문제 삼아 145%까지 인상한 데 대한 보복 조치다. 이에 미국 백악관은 15일 홈페이지 게재 팩트시트를 통해 "보복 조치의 결과로 중국은 현재 미국에 수입되는 물품에 245%의 관세를 적용받는다"며 맞불을 놨다.
문제는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6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국이라는 점이다. 희토류는 갤럭시 버즈와 같은 무선 이어폰뿐 아니라 스마트폰과 전기차,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기기와 산업 전반에서 사용되는 필수 원자재다. 또 다른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이 장기화할수록 무선 이어폰과 스마트폰 제조에 필요한 원자재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갤럭시 기기의 생산 비용이 급등하거나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FE 모델은 가격 대비 성능이 핵심 경쟁력인데 미중 갈등 같은 외부 변수가 신제품 출시 전략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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