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카카오게임즈가 기존 모바일 중심 포트폴리오를 글로벌향(向)으로 다각화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모바일게임 사업 수익성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글로벌 성장세가 안정적으로 이어지는 PC·콘솔 시장 공략을 강화하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카카오게임즈는 비주력 사업 및 인력 효율화에 속도를 내 게임 플랫폼·장르 다각화에 보다 힘을 싣겠다는 입장이다.
29일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마지막 라인업인 '패스 오브 엑자일2'를 공개하면서 본격적인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착수했다. 앞으로 카카오게임즈는 내년까지 ▲발할라 서바이벌 ▲아키에이지 크로니클 ▲크로노 오디세이 등 14개의 모바일·PC·콘솔 신작을 다양한 장르로 공개할 예정이다.
특히 카카오게임즈는 이번 신작 흥행에 높은 기대감을 걸고 있다. 최근 신작 부재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신작 흥행 여부로 전체 실적 반등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 3분기 카카오게임즈는 전체 매출 65%를 책임지는 모바일게임 부문에서 기존작들의 실적 부진으로 전년 대비 31% 감소한 126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반면 PC게임 매출은 342억원으로 196%나 증가했지만 여전히 모바일 매출을 4배 가량 하회하면서 수익 둔화를 상쇄하진 못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같은 기간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1% 급감했다.
이는 국내 게임업계가 초창기 고속 성장하는 데 발판을 마련한 모바일 MMORPG가 최근 시장 전반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점과 무관치 않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시장 관계자는 "국내 게임사들이 모바일 MMORPG에 집중하며 고속 성장하는 동안 해외 게임사들은 장르 다양화에 성공하면서 글로벌 수요를 끌어 가고 있다"며 "국내 시장만 봐도 과거에 비해 많은 해외 캐주얼 게임들이 앱 매출 순위 상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모바일 게임 대부분이 오히려 PC, 콘솔 플랫폼에 적합한 하드코어 게임인 점을 고려하면 안정적인 글로벌 성장세를 이어가는 콘솔, PC작을 늘리는 게 경쟁력 측면에서 낫다"이라며 "카카오게임즈가 국내 업계에서 보기 드문 다작을 단기간에 다양한 플랫폼과 장르로 출시하는 만큼 향후 실적에 기대감이 몰릴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시장 일각에선 국내 콘솔 게임 기술력이 부족한 점을 지적하면서 전문인력에 대한 투자를 보다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수익성이 둔화된 카카오게임즈가 올 3분기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및현금성자산도 63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1%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비용 효율화 작업이 한층 가속돼야 한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국내 게임업계는 모바일 게임에 치중하며 성장해와 콘솔게임을 만들 수 있는 전문인력들이 극히 부족한 상태"라며 "콘솔게임 이용자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충족시키기 위해선 전문인력 육성과 영입, 기술 투자를 늘려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카카오게임즈는 비주력 사업 정리와 비용 효율화 작업에 속도를 내 투자 여력을 쌓아 나갈 계획이다. 이 회사는 최근 글로벌 레저·스포츠 커뮤니케이션 자회사 세나테크놀로지의 지분 37.55%를 784억원에 매각하고 카카오VX 내 비핵심 사업들도 점진적으로 정리해 나갈 계획이다. 이 밖에도 비핵심사업에 대한 인력 재배치 및 희망퇴직을 진행 중이다.
이러한 효율화 작업을 통해 쌓인 자금은 인력 투자와 PC게임 등 글로벌 마케팅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앞서 3분기 인건비는 4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늘었고 마케팅비도 152억원으로 32.3% 급증했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인력 효율화를 지속하며 게임 부문의 미래 성장에 대한 투자를 집중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플랫폼과 장르를 다각화한 글로벌 신작에 집중하며 퀀텀 점프를 위한 모멘텀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망 개발사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 등 다각적인 투자 방안을 계속 강구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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