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올해 3분기 수익성 지표에서 국내 타이어 3사의 희비가 엇갈렸다. 타이어 업계 1위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20%에 육박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반면 넥센타이어는 한국타이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다. 넥센타이어가 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와 글로벌 공급망 전략을 다르게 가져가고 있는 점이 수익성을 좌우한 것으로 풀이된다.
◆ 한국타이어, 영업이익률 압도적 1위…금호타이어 매출·영업익 두자릿수 늘어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매출액 2조4353억원, 영업이익 470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을 매출액으로 나눈 값인 영업이익률은 19.3%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기업이 영업활동을 전개해 얼마나 효율적으로 수익을 냈는지를 따지는 지표로 통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증가폭이 확대되면서 영업이익률 상승에 기여했다. 3분기 한국타이어 영업이익은 470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8.6% 늘었다. 매출은 1년 전(2조3401억원) 보다 4% 증가했다.
금호타이어도 고무적인 성과를 내며 한국타이어의 뒤를 따라 붙었다. 3분기 금호타이어 영업이익률은 12.6%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1150억원, 1402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1%, 영업이익은 45.7% 늘었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들어 3분기 연속 두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이어가며 승승장구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분기별 영업이익률은 ▲1분기 5.5% ▲2분기 8.8% ▲3분기 9.8% 순이다. 이후 금호타이어는 겨울용 타이어 수요가 높아 계절적 성수기에 해당하는 4분기 들어서야 두자릿수 영업이익률(16.2%)을 이뤄냈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가 수익성을 높인 비결로는 '고마진' 타이어 판매가 꼽힌다. 주로 18인치 이상 고인치 타이어와 전기차용 타이어 등 프리미엄 제품군이 이에 해당한다. 한국타이어는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 '아이온'을, 금호타이어는 '이노뷔'를 운영 중이다.
실제 양사 고인치 타이어 매출 비중은 유의미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올 3분기 한국타이어 승용차·경트럭 타이어(PCLT) 매출에서 고인치 타이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44.8%로 1년 전보다 1.4%포인트(p) 증가했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고인치 타이어 비중을 42%로 제시했는데 올 3분기 41.8%를 기록하며 목표치 달성을 눈앞에 뒀다.
◆ 넥센타이어 영업이익률 7%대 추락…내수 위주 공급망 '발목'
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와 달리 넥센타이어는 영업이익률이 한자릿수로 떨어진 상황이다. 3분기 넥센타이어 영업이익률은 7.4%로 전년 동기 대비 2.7%p 하락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7085억원으로 1년 전보다 2.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523억원)은 25% 감소한 여파다.
넥센타이어가 수익성 면에서 뒤쳐진 주 원인으로는 '운송비 증가'와 '북미 지역 매출 감소'가 지목된다. 넥센타이어는 북미에 생산시설이 없다보니 공장을 둔 다른 국가에서 타이어를 생산해 현지로 실어 날라야 하는 상황이다. 넥센타이어의 경우 국내 양산·창녕공장을 비롯해 중국 청도, 유럽 체코 공장을 운영 중이다. 전체 생산량의 약 63%는 국내에서 맡는 구조다.
특히 올 3분기에는 북미 생산거점이 부재한 탓에 실적 타격을 고스란히 입은 모습이다. 3분기 북미 지역 매출은 17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9%로 감소했다. 북미 시장은 넥센타이어 전체 매출 4분의 1을 책임지고 있다. 넥센타이어 핵심 거래처인 미국 타이어 유통업체 'ATD'가 파산신청에 나서면서 현지 물량 수급에 차질이 빚어진 여파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당초 올해 두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대했지만 원자재와 해상운임 변동성이 확대됐고 지역별 창고 운영에 따른 내륙 운임이 증가한 영향이 두루 반영됐다"며 "ATD를 통해 3분기에 배정 예정이었던 물량은 이미 다른 거래선으로 재조정했고 4분기 매출로 반영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초 가동을 시작한 유럽 2공장 가동률이 계획된 수준으로 올라오는 데다 판가도 안정세를 유지하는 흐름"이라면서 "내년에는 물량 확대를 중심으로 외형 성장과 함께 수익성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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