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아시아 일부 국가에서 웹툰사업을 정리하고 있다. 불필요한 운영·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주력 시장에서 사업·투자 집중도를 끌어 올리기 위한 복안으로 풀이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엔터테인먼트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북미 지역 위주로 신규 IP를 늘리고 인기작을 대상으로 2차 창작을 확대하며 실적 및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일부 웹툰 제작사에게 인도네시아어 및 중국어 번체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2~3년 동안 영위해 온 인도네시아·대만 사업을 철수하는 셈이다. 두 지역 사업을 정리하면서 동남아 지역에선 태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웹툰 사업을 중단하게 됐다. 앞서 아시아 사업 운영을 대행하는 아시아 법인의 매출액이 지난해 5987만원으로 전년 대비 59.4%나 감소하고, 수억원대의 순손실이 이어졌던 게 철수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도 "현지 상황에 맞춰 인도네시아는 올해 안에, 대만은 내년 중으로 웹툰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별 매출까지 따로 공개할 순 없지만, 인도네시아나 대만보다 두 배 이상으로 큰 태국 시장을 중심으로 동남아 공략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동남아 사업을 축소하는 대신 북미 시장에 더욱 힘을 실을 계획이다. 올 초 북미 지역에서 일 거래액이 2억원을 돌파하는 등 유의미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구체적으로 '타파스'를 통해 신규 IP를 늘리고, 그 중 인기작을 ▲드라마 ▲애니메이션 ▲게임 등으로 2차 창작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구사해 나갈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타파스는 최근 대표 IP '끝이 아닌 시작'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내년 중 북미 최대 애니메이션 스트리밍 플랫폼 '크런치롤'에 공개할 예정이다. 해당 IP는 총 7개 언어로 번역돼 매달 약 50만달러(6억9946만원)의 매출을 내고 있는 초대형 히트작인 만큼 매출 시너지가 높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북미 지역은 엔터테인먼트 전 분야를 아우르는 최대 시장이 형성돼 있는 만큼 한동안 현지 시장 공략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이미 '끝이 아닌 시작'이 애니메이션계의 넷플릭스로 불리는 '크런치롤'에 공개되기로 한 만큼 2차 창작의 확장성을 입증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분간 초기 비용이 계속 발생해도 꾸준히 투자해 북미 시장 경쟁력을 큰 폭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북미 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건 최근 그룹 내 '비핵심 회사'로 분류되는 점과 무관치 않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앞서 카카오는 "카카오톡, AI 부문과 연관성이 부족한 사업을 빠르게 효율화 하겠다"고 공표했다. 이후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대표적인 매각 후보 계열사로까지 거론된 바 있다. 따라서 고정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수익 창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지역은 과감히 정리에 나섰다는 것이 시장의 시각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의 경우 불법 웹툰 유통이 만연해지면서 수익성이 꽤 쪼그라든 것으로 알려졌다"며 "수익 채널이 한층 줄었지만 내년까지 해외매출 비중을 30%대로 끌어 올리겠다는 그룹 목표에 발 맞춰 매출 기여도와 지속 성장 가능성을 입증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해외사업 철수는 비용 절감보단 북미 사업 강화에 초점을 맞춰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타파스가 북미 뿐만 아니라 전세계 약 240여개 국가 이용자들이 열람 가능한 플랫폼인 만큼 사업 시너지가 막대할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태국 시장을 중심으로 동남아 공략 역시 함께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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