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현대위아에 던져진 지상과제는 단연 '주가 회복'이다. 특히 주가 부양은 올해 초 연임에 성공한 정재욱 대표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현대위아 주가가 13년 전 코스피 시장 입성 시기 공모가에도 못 미치는 부진을 거듭하는 탓이다.
무엇보다 현대위아가 지난해 4년 만에 '배당금 증액' 카드까지 꺼낸 와중에 자사주 매입·소각과 같은 추가 부양책은 펼치지 않는 대목은 아쉬움을 남긴다. 현대위아의 수익성 지표를 고려하면 아직까지 주주환원 동력을 만들어내기에 미흡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 고점 대비 주가 4분의 1 토막…'내연기관 중심 사업구조' 저평가 요소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5일 현대위아 주가는 1주당 5만18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전일 대비 900원 하락한 수준이다. 현대위아 주가는 이달 들어 4만원 후반에서 5만원 초반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주가가 10만원을 훌쩍 넘어섰던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올 들어서는 주가가 6만원을 가까스로 넘었던 지난 1~2월을 끝으로 5만원대에 갇혀 있는 상태다. 현대위아가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 2011년 공모가가 6만500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현재 주가는 바닥을 기는 셈이다.
현대위아 주가는 옛 명성을 좀처럼 되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현대위아가 2014년 8월 자회사 현대메티아, 손자회사 현대위스코의 합병 출범을 공식화하면서 주가도 고공행진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현대위아 주가는 20만원대를 돌파했는데 사업 재편에 따른 성장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현대위아 주가 약세가 지속되는 주 원인으로는 '내연기관 중심 사업구조'가 지목된다. 전기차로 대표되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 대응하려면 사업 모델 전환과 함께 신사업 발굴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위아의 대표 신사업인 '모빌리티 솔루션'만 두고 보더라도 매출 기여도가 미미한 실정이다. 올 상반기 누적 기준 모빌리티 솔루션 부문 매출액은 1269억원으로 전체의 2.9%를 차지했다. 현대위아는 ▲스마트 팩토리 ▲전동화 생산설비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가공설비 ▲차체·로봇 시스템 등을 모빌리티 솔루션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자연스레 연임에 성공한 정 대표의 주가 부양 책임감은 한층 커지게 됐다. 정 대표는 2021년 3월부터 현대위아 수장직을 맡고 있다. 공교롭게도 대표 재임 기간이 현대위아 주가가 부진한 시기와 겹치고 있어서다. 정 대표는 올 3월 열린 제48기 정기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된 데 이어 주총 후 열린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재임에 성공했다.
◆ '자사주 매입·소각' 추가 부양책 신중…"수익성 높여 배당 증대 계획"
주주 환원을 둘러싼 현대위아의 고민은 깊어지는 분위기다. 연초 현대위아 '2023년 4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 콜' 이후 향후 경영성과에 따라 자사주 매입 소각 계획하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지만 감감무소식이다.
현대위아가 주가 부양을 위한 선택지를 섣불리 넓히지 못하는 배경에는 '수익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현재 현대위아의 영업이익률을 따졌을 때 주주환원 재원을 감당할 기초체력이 다소 약하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현대위아 영업이익률은 최근 2년간 2% 중후반대에 머무르고 있다.
현대위아는 지난해 4년 만에 배당금 증액에 나서며 주주환원 의지를 내비친 상황이다. 2019년 회계연도부터 4년 연속 주당 배당금(700원)을 동결해오다 지난해 850원으로 21% 상향 조정한 것이 계기가 됐다.
올해 배당 여력 자체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올 6월 말 기준 현대위아의 이익잉여금은 2조83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했다. 이익잉여금은 기업이 벌어들인 수익을 쌓아둔 누적 금액으로 배당 재원이 된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아직까지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은 결정된 부분이 없다"며 "전사적으로 수익성 강화를 최우선 목표로 추진하는 동시에 이익 증대를 통한 배당 확대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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