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동화약품 오너 4세인 윤인호 부사장의 행보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22년 3월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오른 이후 매년 외형 확대의 성과를 내고 있는 까닭이다. 또 연이은 인수합병(M&A)을 주도하며 향후 종합 헬스케어 기업으로의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는 평도 받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내년 초 임기가 만료되는 유준하 대표이사에 이어 그가 새로운 사령탑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1984년생인 윤 부사장은 미국 위스콘신 매디슨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2013년 동화약품 재경·IT실 과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2014년 중추신경계(CNS)팀 차장, 2015년 전략기획실 부장, 2016년 전략기획실 생활건강사업부 이사 등을 거쳐 2018년 생활건강사업부와 일반의약품(OTC) 사업 담당 상무로 승진했다. 2019년 3월에는 등기임원 자리에 오르며 이사회에 합류했으며 2022년 3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회사는 2023년 3611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2022년보다 6.1%(207억원) 성장했다. 올 상반기에도 234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23.6%(446억원) 몸집을 키웠다. 윤 부사장이 COO를 맡은 2022년 처음으로 연매출 3000억원 벽을 돌파한 이후 매년 외형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또 이 기간 중 회사는 두 건의 M&A를 진행했다. 동화약품은 작년 8월3일 391억원을 들여 베트남 의약품 유통업체 '중선파마' 지분 51% 인수했다. 중선파마는 베트남 남부지역 내 140여개 약국체인을 개발‧운영하는 회사로 전문‧일반의약품은 물론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의료기기 등 헬스앤뷰티(H&B)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아울러 이달 9일에는 '하이로닉' 주식 인수를 통해 미용 의료기기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이로닉은 고강도집속 초음파(HIFU), 고주파(RF) 기반의 피부미용 의료기기를 개발, 제조 및 판매하는 회사로 병원용 및 개인용 기기 등의 제품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앞서 2020년 임플란트 기업 '메디쎄이' 인수도 윤 부사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내년 초 윤 부사장의 대표 취임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입사 후 사내 주요 부서를 두루 경험하고 등기임원에 올라 세 차례의 M&A를 성공시키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통해 회사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현재 유준하 사장의 대표 임기가 내년 3월 만료되는 점도 윤 부사장의 영전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특히 동화약품의 지배구조는 이미 윤 부사장 중심으로 정리가 끝난 상황이다. 동화약품의 최대주주는 '디더블유피홀딩스'(지분율 15.2%, 425만2370주)로 윤 부사장과 그 특수관계자가 이곳의 지분 100%를 가지고 있다. 아울러 윤 부사장 개인이 동화약품 주식 2.3%(64만2790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향후 부친인 윤도준 회장의 지분(5.1%, 143만3085주)을 상속 또는 증여 받을 경우 그의 지배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다만 수익성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은 앞으로 윤 부사장이 풀어야 할 숙제로 보인다. 회사는 2022년 29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2023년에는 37.2%(111억원) 쪼그라든 188억원에 그쳤다. 올 상반기는 전년 동기 대비 36.8%(65억원) 급감한 112억원에 머물렀다.
업계 관계자는 "윤 부사장이 주도한 M&A를 보면 의약품 제조 외에 유통 및 의료기기까지 종합 헬스케어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며 "지배구조가 완성된 상황에서 그 동안의 성과를 고려했을 때 윤 부사장의 대표 취임은 시간 문제"라고 귀띔했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이에 대해 "윤 부사장의 대표 취임 등과 관련한 내용이 논의된 적은 없다"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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