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통신 맏형'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신사업 실적을 가시화하며 '글로벌 AI 컴퍼니'에 한 발 더 다가서고 있다. 최근에는 유의미한 성과를 이끌어낸 'AI 피라미드 전략'이 해외 업계·학계로부터 주목 받으면서 글로벌 협력 사업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이란 게 시장의 시각이다. SK텔레콤은 국가별 AI 개인비서 서비스 현지화를 목표로 관련 인력·기술 투자를 지속 확대하며 시너지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최근 AI 연구개발·인력 투자를 크게 늘리며 사업 시너지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이 회사의 올 상반기 연구개발비용은 1901억원으로 전년 동기(1730억원) 대비 9.9% 늘었다. 이중 인건비는 709억원으로 전년 동기(579억원) 대비 22.5%나 급증했다. 실제 SK텔레콤은 올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이례적으로 AI 인력 수를 공개하면서 "4월 기준 정규직 임직원 5286명 중 AI 인력 비중은 2218명(42%)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AI 개발에 필수인 고급 인력이 대폭 충원되면서 관련 사업도 탄력을 받고 있다. 올 상반기 AI 관련 엔터프라이즈 부문 매출액은 8496억원으로 전년 동기(7746억원) 대비 9.7% 늘었다. AI데이터센터 가동률이 늘고 AI 클라우드 사업을 첫 수주하면서 실적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사업 실적이 본격 가시화되면서 'AI 피라미드 전략'을 향한 글로벌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미국 UCLA 최고경영자 과정(eMBA) 학생 및 지도교수들이 SK텔레콤 사옥을 방문해 전반적인 글로벌 AI 사업 혁신 전략을 학습했고, 지난 7월에도 영국 케임브리지 MBA 학생들이 방문했다.
시장 관계자는 "기술력이 핵심인 AI 산업에서 인력 저변 확대 만큼 중요한 게 없다"며 "해외 진출을 노리는 SK텔레콤으로선 글로벌 시장의 관심과 수요를 미리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올해 글로벌 기업들과 AI 협력을 한층 강화하고 투자 역시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앞서 국내 시장에서 수요가 입증된 'AI 개인비서'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다. AI 개인비서 서비스 '에이닷'의 누적 가입자 수는 6월 기준 460만명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9월 말 출시했을 당시(180만명)보다 155.6%나 급증한 규모다.
에이닷 글로벌화는 현재 진행형이다. 앞서 이 회사는 6월 ▲도이치텔레콤 ▲이앤 ▲싱텔 ▲소프트뱅크 등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TAA)' 회원사들과 합작법인을 설립한 뒤 현재 '텔코 거대언어모델(LLM)'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향후 GTAA 회원사들과 협력을 넓혀 에이닷을 국가별 AI 개인비서 서비스로 현지화할 계획이다.
기술·외연 확장을 위한 글로벌 투자도 이어진다. 앞서 SK텔레콤은 ▲2023년 8월 '앤트로픽(1376억원)' ▲2023년 4월 '스캐터랩(150억원)' ▲2023년 11월 '올가나이즈(55억원)' ▲2024년 2월 '람다(275억원)' ▲2024년 6월 '퍼플렉시티(138억원)' ▲2024년 7월 '스마트글로벌홀딩스(2752억원)' 등으로 투자를 늘려왔다. 추후 수익 개선은 물론 자산 유동화 등 다각적인 방안을 통해 추가적인 투자 여력를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현재 추진 중인 AI 신사업은 개인비서 서비스에 우선 중점을 두고 기술, 시장 경쟁력을 쌓은 뒤 추후 유의미한 수요가 전망되는 분야로 확장해 나가는 방식"이라며 "글로벌 얼라이언스와도 텔코 AI 고도화에 대한 논의를 정기적으로 진행하며 협력안을 도출해 나가는 단계"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말 발표된 'AI 피라미드 전략'은 AI 기술을 고도화 해 관련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자강'과 글로벌 AI 얼라이언스에 기반한 '협력'을 결합한 단계별 성장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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