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한때 애경산업의 효자사업이었던 세제부문 매출이 2년새 반토막이 났다. 최근 소비자들의 수요가 기존 분말 형태에서 액체 형태로 급격히 옮겨가면서 판매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도 애경산업이 변화하는 소비 패턴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부분을 가장 큰 패착으로 지적하고 있다. 회사 측은 향후 소비자 요구를 반영한 다양한 세제 신제품 출시에 집중하며 돌파구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애경산업의 세제사업은 작년 이후 급격히 고꾸라졌다. 2022년 상반기 461억원에 달했던 매출은 올해 상반기 240억원으로 47.9%나 줄어들었다. 2022년 당시 애경산업 전체 매출에서 16.4%에 달했던 비중 역시 올해 상반기에는 7%까지 내려앉았다.
애경산업 세제부문 매출이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소비 패턴의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애경산업은 앞서 1987년 분말세제 브랜드 '스파크'를 출시하고 1997년 초고농축세제 '퍼펙트'를 추가로 론칭하며 분말세제 시장을 선도해왔다.
하지만 최근 사용이 수월한 액체세제로 소비자 선호가 빠르게 이동하면서 분말세제의 인기는 급격히 꺼졌다. 기업신용정보 전문기업 NICE디엔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체 소비가구의 82.6%가 기존 분말세제에서 액체세제로 이동한 것으로 집계됐다.
애경산업도 2010년부터 액체세제인 '리큐(LiQ)'를 출시하며 포트폴리오 변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여전히 분말세제 중심의 생산·판매 구조를 지속하며 빠른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시장 지적이 나온다. 나아가 경쟁사들이 잇따라 액체세제 중심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며 경쟁력은 더욱 약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 결과 애경산업 세제 생산거점인 대전공장의 가동률도 지속적으로 떨어졌다. 실제 이 회사의 대전공장 가동률은 2019년까지 65%를 상회했지만 2020년 41%로 크게 하락했다. 작년에는 가동률이 31%까지 내려가면서 결국 매각예정자산으로 분류했다. 현재 애경산업의 분말세제 생산은 위탁으로 전환한 상태다.
한편 애경산업은 세제부문 매출 회복을 위해 액체세제와 함께 최근 부상하고 있는 캡슐세제 신제품 출시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올해 6월 실내건조전용 캡슐세제인 '리큐 제트(ZeT) 프로 트리플샷 리프레시'를 출시하기도 했다. 그 외에 농축 겔 타입 및 대용량 펌프타입, 세탁볼과 용기를 체결한 방식 등 다양한 형태의 세제 출시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액체·캡슐 세탁세제 브랜드인 리큐와 리큐제트 등이 시장에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매출 방어를 위해 향후 다양한 세제 신제품 출시에 집중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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