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강원랜드에서 매년 수천억원의 세금과 기금이 정부로 흘러들어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폐광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폐광대책사업'은 이렇다 할 성과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히려 최근에는 폐광지역의 인구 감소 추세가 가팔라지고 있고 남아있던 대형 광업소들도 연이어 문을 닫으며 시장 우려를 키우는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과 시장에선 폐광대책사업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강원랜드가 연간 정부에 내는 배당금과 기금만 수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19년 기준 강원랜드의 배당금은 1824억원으로 그 중 40% 이상인(한국광해광업공단 35.27%, 정선구청 5.02% 등) 약 730억원이 정부 손에 쥐어졌다.
강원랜드는 이에 더해 매년 폐광기금(카지노매출의 13%)과 관광진흥개발기금(이하 관광기금, 카지노매출의 10%)도 각각 강원도와 문화체육관광부에 지급하고 있다. 폐광기금은 폐광지역의 대체산업 육성과 주요 사업 추진비로 사용되고, 관광기금은 국내 관광사업의 효율적 발전과 관광 외화수익 증대를 위해 쓰인다. 2019년 기준 강원랜드의 폐광·관광기금은 각각 1400억원, 1500억원 수준이었다.
강원랜드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부터 일부 회복세를 보인 지난해에도 정부에게 막대한 금액을 안겨줬다. 강원랜드가 2023년 한 해 동안 배당금(710억원), 폐광기금(1716억원), 관광기금(1314억원) 등으로 지출한 금액은 총 3740억원으로 집계됐다.
강원랜드는 1998년 태백과 정선 등 폐광지역의 경제진흥과 균형발전, 주민 삶의 질 향상 등을 위해 제정된 '폐광지역 개발지원에 대한 특별법(폐특법)'에 의거해 설립됐다. 이에 중앙정부와 지역경제를 위해 막대한 금액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강원랜드가 2000년 영업 개시 이후 지난해까지 지출한 세금·배당금·폐광·관광기금은 9조원이 넘는다.
다만 이 같은 대규모 지출에도 폐광지역의 경제는 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탄광지역 4개 시군(강원도 정선·태백·영월·삼척)의 인구수는 17만34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2년 17만5542명 대비 5201명 줄어든 것으로 1975년 인구 정점(약 53만명)에 비해서는 약 68.1% 감소한 수치다. 폐광지역의 경제회생과 고용창출이라는 폐특법 제정 취지와는 맞지 않은 실정이다.
지난해부터 대형 광업소들이 연이어 문을 닫으며 폐광지역의 경제 침체가 가속화될 것이란 점도 문제다. 실제로 지난해 전남 화순광업소가 문을 닫았고 올해 7월 강원 태백시 장성광업소가 폐광했다. 내년에는 강원 삼척시 소재 도계광업소가 폐광을 기다리고 있다. 이에 따라 태백시와 삼척시의 지역총생산은 각각 13.6%, 9.6%가 감소할 전망이며 향후 5년간 경제 피해예상액만 각각 3조3000억원, 5조5000억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정부는 폐특법 제정 이후 폐광대책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일자리창출과 대체산업 육성이라는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한국광해광업공단은 장성광업소의 폐광에 따라 총 1034억8400만원의 대책비를 마련했다. 하지만 ▲특별위로금(329억200만원) ▲퇴직금(162억7600만원) ▲전업준비금(138억8700만원) 등 현금성정책이 대부분이라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당장 직업을 잃고 타지로 떠나 전세금을 마련하기도 버거운 액수라는 주장들이 나온다.
이에 전문가들은 폐광지역 경제를 살릴 시간이 충분히 있었는데도 정부가 실효성있는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점을 지적한다. 강원연구원의 '한눈에 보는 탄광지역 통게 주요 지표'에 따르면 1997년부터 2021년까지 폐광지역에 투입한 공공재원은 총 3조299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강원랜드의 폐광기금을 재원으로 하는 '폐광지역개발기금사업'은 1조4331억원으로 전체의 43.4%를 차지했다.
지난 2020년 열린 '위기의 탄광지역 폐광지역특별법 개정과 폐광지역 발전전략 심포지엄'에서 최명서 영원군수는 "폐특법 제정 이후 25년 동안 폐광지역에 실질적인 이익이 있었는가를 되짚어봐야 한다"며 "폐특법에 따른 폐광지역 대체산업을 실패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당시 김양호 전 삼척시장 역시 "폐광지역 4개 시·군의 산업화 기여 공로를 국가가 인정해서 지원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예산을 함부로 쓰지 않았냐는 지적도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나아가 막대한 세수가 강원랜드의 실적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강원랜드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7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4% 감소했다. 영업이익 감소 사유로는 카지노 매출 상승에 연동한 폐광기금 및 관광기금 증가 등이 꼽혔다.
시장 한 관계자는 "강원랜드가 투자자금을 위해 주식시장에 상장하면서 매년 지자체와 투자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폐광지역에 기여한 만큼 성과가 가시화된 것도 아니고 매년 천억원의 기금만 내놓고 있으니 투자자 입장에선 답답할 노릇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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