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강원랜드가 엔데믹 이후 점차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 유일 내국인 카지노로서 상징성은 여전하지만 고객 수나 드롭액(칩 구매 총액) 등 세부지표가 위축되고 있는 탓이다. 시장에서는 강원랜드의 경쟁력을 가로막는 규제 재정립과 함께 폐광기금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매출 확대 방안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강원랜드는 태백과 정선 등 폐광지역의 경제진흥과 균형발전,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제정된 '폐광지역 개발지원에 대한 특별법(폐특법)'에 따라 1998년 설립된 공기업이다. 강원랜드의 최대주주는 지분 35.27%를 보유한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광해광업공단이며 정선구청이 지분 5.02%로 2대주주에 올라있다.
강원랜드는 현재까지 폐광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선봉장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앞선 1980년대 국내 탄광 산업이 몰락하면서 폐광지역엔 인구감소와 지역소멸 위기감이 고조됐다. 이후 정부는 폐광지역의 대체산업 육성을 추진해왔는데 강원랜드의 카지노 사업장은 관광산업 전환의 성공 사례로 뽑힌다.
이에 강원랜드는 매년 카지노 사업장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의 일부를 '폐광기금'으로 내놓고 있다. 해당 기금은 강원 정선·태백·영월·삼척, 경북 문경, 충남 보령, 전남 화순 등 전국 7곳 폐광지역의 대체산업 육성과 주요 사업 추진비로 사용된다. 실제 강원랜드는 2000년 이후 지난해까지 약 2조3000억원의 폐광기금을 지급해왔다.
문제는 강원랜드의 경쟁력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회사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33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739억원으로 9.9%나 감소했다. 강원랜드의 2분기 홀드율(카지노의 승률)이 24.6%로 지난해와 비교해 2%포인트(p) 상승했음에도 오히려 수익성은 악화된 셈이다. 특히 세부지표 위축이 뼈아프다. 강원랜드의 2분기 드롭액은 1조 3480억원, 입장객은 54만5187명으로 각각 전년 대비 5.1%, 5.2%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내외 환경 변화도 강원랜드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일본은 2030년 개장을 목표로 11조원을 투자해 오사카 인공섬에 오픈카지노를 개장할 계획이며 태국은 2029년까지 4조원 규모의 대형 복합리조트(카지노 사업장 포함)를 최소 5곳 이상 지을 예정이다. 항공편을 이용할 시 강원랜드보다 접근성이 좋은 대형 카지노 사업장 개장이 대거 예고되면서 강원랜드에겐 국제 카지노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시점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각종 규제와 폐광기금 확대 등도 강원랜드의 경쟁력을 가로막는 주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2000년대 초 도박 중독의 보호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강원랜드에 각종 규제를 걸었다. ▲연 매출을 제한하는 매출총량제 ▲하루 영업 시간(20시간) 제한 ▲게임당 베탕 상한금액 30만원 등이 대표적이다. 이와 관련해 임수진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강원랜드의 경우 카지노 신축과 규제 완화 등이 이뤄지면 주가 상향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폐광기금 부담이 커진 것도 불안 요소다. 강원랜드는 2001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이후 뛰어난 실적을 바탕으로 2004년 유가증권 시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는 강원랜드가 폐광지역의 경제활성화를 위해 설립됐지만 주가 부양을 통해 일반주주들의 이익 극대화 의무도 지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2021년 폐광기금의 산정기준이 변경되면서 강원랜드의 부담은 커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강원랜드가 적자를 보면서까지 폐광기금을 낼 수 없게 되자 폐광기금 선정기준이 기존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 25%'에서 '카지노 매출액의 13%'로 변경됐다.이에 따라 강원랜드는 2019년까지 매년 약 1400억원의 폐광기금을 내고 있었는데 앞으로는 폐광기금이 최대 2000억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들이 나온다.
이를 반영하듯 강원랜드의 주가도 최근 10년간 지속 우하향하고 있다. 강원랜드의 주가는 2015년 8월21일 4만5900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 9월 5일 1만7730원 선까지 내려왔다. 최근 3년으로 기간을 좁혀도 강원랜드 주가는 2021년 10월 2만9650원에서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강원랜드가 폐광지역 지원을 위해 설립된 공기업이라 폐광기금을 내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다만 향후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규제의 재정립과 폐광기금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매출 확대 방안이 반드시 마련돼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원랜드는 역시 규제를 재정립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다. 이달 5일에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카지노 영업제한 사항에 대한 일부 변경 허가를 받았다. 구체적으로 카지노 영업장 확대와 테이블 및 머신게임 증설, 외국인 전용 구역 설치, 외국인 전용 구역 베팅한도 상향 등이다.
최철규 강원랜드 대표이사 직무대행은 "강원랜드 카지노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매출총량과 베팅한도 및 영업시간 제한 등 남아있는 규제 개선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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