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현진 기자] 광주 중앙공원1지구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한양이 법정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당초 시공권 분쟁에선 법원이 롯데건설 손을 들어줬지만, 시행사의 최대주주 변경 가능성이 있어 향후 시공권 향방에 관심이 집중된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광주지방법원은 지난달 13일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 등을 상대로 제기한 특수목적법인(SPC) 주주권 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아울러 같은 달 26일 한양이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등 청구 소송에서는 한양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법적 분쟁의 쟁점은 우빈산업의 빛고을중앙공원개발 지분을 누가, 얼마나 갖느냐다.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의 주주구성을 보면 ▲한양 30% ▲우빈산업 25% ▲케이앤지스틸 24% ▲파크엠 21% 등이다. 그간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빛고을중앙공원개발 주식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왔다.

법원의 승소 판결을 고려하면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으로부터 빛고을중앙공원개발 지분 24%를 받아야 한다. 아울러 한양의 경우 490억원의 손해배상금뿐 아니라 지분율 25%를 챙길 수 있다. 이 경우 한양은 기존 지분 30%에 우빈산업 지분 25%를 더해 55% 지분을 확보한 최대주주 자리에 오르게 된다.

롯데건설의 입장은 다르다. 롯데건설은 법원 판결이 나오기 이전 우빈산업에 대한 채무를 모두 인수, 소유권 분쟁 대상 주식 49%에 대한 근질권을 실행했다. 지난달 31일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 소집한 이사회에서 주주 변경 승인을 받은 만큼 49%의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는 주장이다.

롯데건설과 한양이 지분 확보에 열을 올리는 데에는 최대주주가 누구냐에 따라 시공권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광주 중앙공원1지구 민간공원특례사업의 사업비 규모는 2조1000억원에 달한다. 두 건설사 모두 시행에 참여하고 있는 가운데 시공권까지 확보하게 된다면 수익성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당초 한양이 시공권을 확보하지 못한 이유도 지분율이 낮았기 때문이다. 빛고을중앙공원개발 주주가 한양파와 비한양파로 나뉜 가운데 비한양파 주주가 과반수 이상의 지분율을 확보, 2021년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는 도급계약을 체결했다.

롯데건설이 최대주주 지위를 인정받는다면 시공권은 그대로 유지된다. 롯데건설이 시행사 지분도 확보함에 따라 지분율에 따른 개발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고 이제는 사업이 정상궤도에 올라있다"며 "주주간 갈등으로 인한 사업지연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빠르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양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할 경우 예상되는 시나리오는 두 가지다. 먼저 기존 롯데건설과의 시공계약을 해지하고 한양이 단독 시공하는 방안이다. 하지만 롯데건설이 자금 조달에 참여했을 뿐 아니라 기존 SPC와 체결한 계약에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면 대주주가 되더라도 시공권을 바꿀 수 없다.

이에 한양과 롯데건설이 공동 시공사로 참여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 한양 관계자는 "우빈산업이 주도해 시공사로 선정한 롯데건설이 SPC 최대주주가 돼 사업수행 및 공원·비공원시설 건설공사를 모두 수행하게 되면 향후 도급 및 변경계약, 자금관리 등 정상적인 사업관리가 불가능해진다"며 "이번 사업의 SPC 구성원을 정상화시키고 사업이 투명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