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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와 중고차
이규창 편집국장
2023.11.06 08:16:58
대기업의 시장 진출 제한···국민정서법에 묻힌 경쟁력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3일 08시 3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 부족한 홈메이드 떡볶이(사진=이규창)

[이규창 편집국장] 떡볶이를 사랑한다. 한 후배가 "떡볶이를 이렇게 좋아하는 아저씨는 처음 본다"고 말할 정도다. 맛칼럼니스트가 떡볶이를 정크푸드라고 비하해도 내 입맛은 어쩔 수 없다. 나름 철학도 있다. 너무 노골적인 단맛이 나는 음식을 싫어하기에 적당히 매운맛과 약간의 조미료 감칠맛이 나는 떡볶이를 좋아한다. 그리고 어묵과 약간의 파, 양배추 정도면 충분하다. 단맛이 두드러진 프랜차이즈 떡볶이가 동네를 밀고 들어올 때도 입품, 발품 팔아 발견한 오래된 동네 가게를 지켰다. 이따금 집에서 만들어 먹는데 화력 탓인지, 손맛 차이인지 따라하기 쉽지 않다.


지난 2021년부터 5년간 떡볶이는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됐다. 당분간 식품 대기업이 진출할 수 없다. 무려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에 관한 특별법'으로 보호받는다. 물론, 대기업이 만들면 조금 더 싸고 깨끗한 떡볶이를 대면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프랜차이즈보다 더 획일화, 대중화된 맛일 게다.


최근 현대차그룹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 중고차 판매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벗어나면서 가장 큰 장벽이 제거됐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은 법으로 대기업 진출이 금지된 생계형 적합업종과 달리 법적 강제력을 갖지는 않는다. 하지만 완성차 업체는 중고차 시장 진출이라는 명분을 얻었다. 하기야 대기업이 렌터카 사업을 하는 마당에 완성차 업체에 시비걸기도 애매하다.


예상대로 기존 중고차 매매업계가 반발했지만 소비자들은 대체로 환영했다. 설마 대기업이 하자 있는 중고차를 팔겠냐는 기대에서다. 워낙 허위 매물, 운행거리 및 침수·사고이력 속임 등 논란이 많은 시장이기도 하다. 뚜껑을 열어보니 현대차그룹의 중고차는 비싸다. 운행거리 등에 제한을 두기도 했지만 전면 수리를 통해 탄생한 차이기에 신차 가격과 큰 차이가 없다. 반발했던 기존 중고차 매매업계의 방향성이 보인다. 또 시장 자정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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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합업종 지정 전에는 무형의 국민정서법이 유일하게 작용했다. 과거 동부그룹(현 DB그룹)이 동부팜한농(현 팜한농)을 통해 유리온실 사업을 했다가 농민단체의 반발에 사업을 포기했다. 대기업이 영세 농민을 죽인다는 주장에 유리온실 사업을 장려했던 농림부도 동부그룹 뒤로 숨었다. 대기업의 유리온실 사업을 수출로 유도했다면 결과가 어땠을까. 지금쯤 토마토 수출국가 몇 위 정도는 되지 않았을까.


떡볶이가 생계형 적합업종에 지정되고 현대차그룹이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을 뚫으며 중고차 시장에 진출한 배경에는 아직도 무소불위의 국민정서법이 있다. 그렇다고 모든 부문이 치열한 경쟁에 노출돼 있는데 적합업종으로 진출을 막는 행위도 시대 역행한다. 산업의 경쟁력을 고려해야 한다.


과거 칼럼에도 언급했지만 5000만명이라는 인구는 단일시장으로 상당히 애매한 규모다. 대기업이 국내 시장만 보고 신사업에 투자한다면 대기업 자격이 없다. 또, 대기업이 진출했다가 쓴 맛만 보고 체면을 구긴 사례가 한 두 개가 아니다. 의사결정 구조상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트랜드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기업=성공' 도식은 쓰레기통에 처박힌 지 오래다.


대기업이 골목에서 떡볶이를 팔면 '대기업 맛'이 궁금해 한 두 번 정도는 먹을 의향이 있긴 하다. 오늘도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단골집이 생각난다. "여기 떡볶이 하나에 간하고 섞어서 순대 하나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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