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해운업계가 M&A(인수·합병) 시장에 나온 벌크선사 폴라리스쉬핑에 대해 상당히 매력적인 매물이란 평가를 내놓고 있다. 벌크선은 컨테이너선 대비 운임하락에 따른 충격이 덜 한 편인 데다 폴라리스쉬핑은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대형 고객사도 여럿 두고 있단 이유에서다. 이달 초 진행된 폴라리스쉬핑의 예비입찰에 20여 안팎의 원매자가 뛰어든 것 역시 이러한 업황 및 선대 경쟁력이 한몫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재 폴라리스쉬핑의 소유주인 칸서스자산운용과 창업주 김완중·한희승 공동회장은 조만간 매각주관사 라자드코리아를 통해 실사와 본입찰을 거칠 예정이다. 최종 매각 시기는 올 3분기 내로 관측되고 있다. 매도자가 원하는 가격은 8000억원 가량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폴라리스쉬핑이 2017년 프리IPO(기업공개) 차원에서 교환사채(EB)를 발행할 당시 책정된 기업가치(5507억원)보다 43.6% 커진 액수다.

일각에선 실제 칸서스 등이 원하는 수준의 몸값을 인정받지 않겠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팬데믹을 거치며 폴라리스쉬핑이 실적과 체질을 개선했고 향후에도 이익을 안정화 할 여지가 커서다.

먼저 폴라리스쉬핑은 2017년 스텔라데이지호 침몰사건 충격 이후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을 내 오고 있다. 순이익만 봐도 리스회계 도입 직후 발생한 리스자산손상차손이 반영된 2019년을 제외하곤 매년 흑자를 내고 있으며 2021년과 지난해는 2년 연속 1000억원을 넘어섰다. 현금창출력도 꾸준한 모습을 보였다. 

최근 5년간 이 회사의 영업활동현금흐름 평균치는 2187억원으로 집계됐고 최근 2년간은 각각 2441억원, 2762억원을 기록했다. '팬데믹 호황'이 반영된 것도 있지만 브라질 광산업체 발레(VALE)를 비롯해 포스코, 현대글로비스, 한국남동·동서발전 등과 장기운송계약을 맺은 것도 실적 향상에 보탬에 됐다.

매각의 최대 걸림돌로 예상돼 온 재무상태도 실적 개선을 발판 삼아 어느 정도 개선한 상태다. 2019년 1544.6%에 달했던 폴라리스쉬핑의 부채비율은 작년 말 422.5%로, 동 기간 88.3%인 차입금의존도는 73.7%로 각각 1122.3%포인트, 14.6%포인트 하락했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정확한 가치를 거론하기 어렵겠지만 폴라리스쉬핑은 안정성 측면에선 가격대만 적정하다면 괜찮은 매물로 보인다"며 "추후 발레와의 재계약이 원활히 진행됨과 동시에 재무안정성 확보까지 가능하다고 판단된다면 매물로서 인기를 끌 만 하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지고 있는 계약건이나 노선 등을 타 사에게 매각할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각종 재무비율이 추가 개선될 여지도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업계는 폴라리스쉬핑이 같이 매물로 나온 현대LNG해운 대비 해외매각 리스크가 덜하단 점도 M&A 흥행 가능성을 키운 재료로 보고 있다. 현대LNG해운은 한국가스공사 의존도가 높은 만큼 해외로 팔릴 시 국부유출 논란을 낳을 것으로 관측된 반면 폴라리스쉬핑은 브라질 발레 비중이 앞도적으로 높다. 아울러 현대LNG해운은 국내 최대 LNG선사인 반면 벌크선은 폴라리스쉬핑 대비 몸집이 큰 팬오션이 있는 만큼 전략자산의 해외매각 이슈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