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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산을 감산이라 부르지 못하고···
딜사이트 김민기 차장
2023.02.06 08:15:41
이재용 회장 선택에 따라 결과는 '극과 극'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3일 13시 5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에서 두번째)이 기흥 반도체 R&D단지 착공식에 참석한 모습. (출처=삼성전자)

[딜사이트 김민기 차장] 감산(減産). 생산을 줄인다는 뜻이다. 감산이라는 단어의 의미 자체가 인위적인 의도가 있지 않으면 이뤄질 수 없다.


하지만 지금 시장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생산을 인위적으로 줄이느냐, 아니면 어쩔 수 없이 공정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줄어드느냐 대해 갑론을박이다. 누군가는 효율적 배분이라고도 하고 또 누군가는 일부러 생산을 줄이는 것은 아니니 엄밀히 말하면 감산은 아니라고 말한다.


이처럼 논란이 거센 것은 삼성전자의 말 한마디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전세계 글로벌 메모리 시장의 40~50%를 좌지우지한다. 삼성전자의 감산 여부는 단순히 일개 기업이 생산을 줄이느냐 늘리느냐가 아니다. 전세계 반도체 가격과 반도체가 들어가는 가전제품의 가격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나아가 전세계적으로 반도체 패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일순간의 결정이 회사의 존폐를 결정하기도 한다. 삼성전자는 어려운 시기일수록 과감한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위기가 기회다. 위기 때 투자하라"는 이건희 선대 회장의 과감한 결단이 지금의 삼성을 '초격차'의 위치로 올려놓았다. 단 한번도 명시적 감산을 이야기한 적도 없을 만큼 공격적으로 시장에 대응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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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반도체 사업은 워낙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빠르고 투자 규모도 크다. 순간적으로 빠르게 결정을 하지 못하면 일본처럼 '잃어버린 10년'을 겪고 경쟁국에게 패권을 내줄 수 있다. 그렇다고 무작정 투자를 늘리기엔 전대미문의 글로벌 경기 침체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역대급 재고로 인해 손실이 눈덩이처럼 늘어나 회사가 회생 불가능에 빠질 수도 있다. 


그렇기에 삼성전자는 현재 상황을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굉장히 매우 중요하다. 지난해 4분기 삼성은 반도체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과감히 시장 점유율 강화를 위해 생산을 늘렸다. 저렴한 가격으로 반도체를 공급해 치킨게임에서 승리하겠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D램 가격 하락이 급락했고 세트업체들은 올해 1~2분기 가격하락이 불보듯 뻔한 상황에서 D램을 사들이지 않았다. 삼성전자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감산을 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에 놓이게 됐다. 감산을 하지 않는다면 세트 업체들은 D램이 원가보다 떨어질 때까지 버틸 것이고, 올해 하반기가 되더라도 눈하나 꿈쩍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선택은 결국 삼성의 몫이다. 감산하지 않으면서 끝까지 버티면 경쟁사는 더 이상 손실을 감당하지 못해 넉다운 되고 그 모든 결실은 삼성이 가져갈 것이다. 반면 삼성이 감산을 선택한다면 D램 가격은 반등하게 되고 실적은 개선되겠지만 시장 점유율은 현 상태를 유지하게 될 것이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시스템 반도체의 미국, 메모리 반도체의 한국, 파운드리의 대만 등 바야흐로 '반도체 삼국시대'다. 이건희 선대 회장은 취임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삼성도 잘못하면 망할 수 있다"고 위기를 강조했다. 극심한 호황과 불황을 오가며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한순간의 판단이 반도체 전쟁의 결과를 가른다. 


늘 위기 때 삼성전자는 최고 경영자 층의 결단, 오너의 과감한 리더십으로 위기를 극복해왔다. 하지만 지금은 과거의 위기와는 다르고 반도체 시장의 판도도 달라졌다. 과거의 기준점으로만 의사결정을 한다면 경쟁사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 올해 회장 취임 원년인 이재용 회장의 과감하고도 시대를 읽는 결단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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