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획재정부는 부동산 본PF와 관련한 중소건설사의 자금조달 어려움을 줄이기 위해 HUG와 주택금융공사(HF)의 사업자 보증을 각각 5조원씩 총 10조원 규모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HUG의 경우 5조원을 추가 지원해 올 4분기부터 2023년까지 총 10조원 규모의 신용공여를 제공할 방침이다. 

최근 부동산 경기 급랭으로 중소건설사들은 브릿지론에서 본PF 전환이 어려워 자금난과 부도 위험에 직면하는 상황이다. HUG의 PF보증 지원은 이러한 중소건설사들에게 10조원 규모의 신용보증을 제공해 금융권으로부터 자금 조달을 원활히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하지만 올해가 끝나가는 현재, 업계에서는 HUG의 PF보증 지원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HUG에 따르면 올 4분기 PF보증 실적은 3047억원(20건)에 불과했다. 건당 평균 152억원 수준에 그친다.

김정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경제금융실장은 "정책발표 이후 상당한 시간이 흘렀음에도 HUG의 보증 지원이 시장에 제대로 공급되지 있다"며 "중소업체들은 하루하루가 피말리는 상황인데 정책당국이 서둘러 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HUG는 현재 금융권이 PF대출에 미온적이어서 난감한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HUG 관계자는 "건설사업자에게 PF보증을 하려면 금융권에서 대출의향서를 우리에게 제출해야 한다"면서 "최근 금융권이 신규 PF대출을 하지 않아 대출의향서 신청 자체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금 제공 주체인 금융기관의 미온적인 태도로 보증을 통한 측면 지원이 쉽지 않다는 게 HUG의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건설사들의 PF보증 상담 문의는 많지만 금융권에서 소극적이어서 우리도 중간에서 난감한 상황"이라며 "HUG도 리스크 관리를 해야하는 만큼 현장에서 체감하는 수준에 못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금융사들을 대상으로 PF 유동성 리스크에 대해 지속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기재부의 HUG를 통한 유동성 공급과 금감원의 유동성 '빗장' 대응이 상충하는 측면이 있어 정책 엇박자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건설업계에서는 브릿지론 만기연장시 기존금리 유지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완화 등 금융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미분양주택 해소를 위해 환매조건부 미분양주택 매입과 미분양주택 취득자에 대한 세제 지원도 요구하고 있다. 수요 진작을 위해 전매제한 완화, 수도권 규제지역 해제, 오피스텔 주택 수 산정 배제 등도 요청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책당국에 요구 중인 세부사항들이 실질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협의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