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방태식 기자] 휴온스글로벌이 휴온스랩과 휴온스 합병을 둘러싼 주주 반발이 촉발되자 진화에 나섰다. 회사 측은 이번 합병이 그룹 전반의 성장과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승계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회사는 내달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합병 여부를 주주 판단에 맡길 계획이다.
송수영 휴온스글로벌 대표는 4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아이스퀘어에서 열린 주주간담회에서 "이번 합병은 그룹 전체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며 "합병을 통해 휴온스와 휴온스랩 모두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결국 지주사 가치도 함께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휴온스그룹 지주사인 휴온스글로벌은 지난달 연구개발(R&D) 자회사 휴온스랩을 주요 계열사 휴온스에 흡수합병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제네릭 중심 사업구조를 탈피하고 신약개발 역량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휴온스글로벌은 합병 추진 배경으로 사업구조 한계를 제시했다. 휴온스가 복제약(제네릭) 중심 사업구조로 신약 파이프라인이 부족하다는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정부가 혁신형 제약기업 중심으로 약가 우대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점도 합병 추진 배경으로 꼽았다.
이진석 휴온스글로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제네릭 중심 사업만으로는 약가 인하 압박을 피하기 어렵다"며 "합병 이후 8~9월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신청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경쟁력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휴온스랩 입장에서 자금 조달과 사업화 속도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휴온스랩이 현재 자본잠식 상태에 놓여 있고 투자 환경 악화로 독자 생존이 어렵다는 진단이다.
이 CFO는 "휴온스랩은 지난해 10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바이오 투자심리 위축과 중복상장 규제 강화로 독자적인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사업화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선택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휴온스글로벌은 합병 이후 R&D와 사업화 역량이 결합되면서 개발 과제의 조기 상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업 및 기술수출 확대 기반도 마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주사 측면에서도 긍정적 효과를 제시했다. 휴온스글로벌은 합병 이후 휴온스 지분율이 기존 40.74%에서 44.83%로 상승하면서 배당 수익이 확대되고 추가 자금지원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합병 비율의 적정성과 휴온스랩 기업가치 산정 방식 등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휴온스글로벌 주가는 합병 발표 이후 급락했다. 4일 종가 기준 휴온스글로벌 주가는 2만9650원으로 3개월 만에 40% 이상 하락했다. 일부 주주들은 이번 합병이 오너일가의 승계를 염두에 둔 결정이라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한 주주는 "오너일가의 현금창출 여력이 크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주사인 휴온스글로벌 주가를 누르고 휴온스 가치를 높인 뒤 향후 승계 재원을 마련하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송 대표는 "이번 합병은 회사를 살리고 성장시키기 위한 판단일 뿐이며 편법적인 승계를 고려한 적은 없다"며 "만약 합병 과정에서 그런 논의가 있었다면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일축했다.
나아가 휴온스랩의 기술수출 가능성과 관련해서 일각에서 제기된 의혹도 전면 부인했다. 현재 일부 주주들은 휴온스랩의 인간 유래 히알루로니다제 플랫폼 '하이디퓨즈' 기술수출을 앞두고 의도적으로 기업가치가 낮은 시점에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송 대표는 이에 대해 "일부 글로벌 제약사와 텀싯(Term Sheet)을 교환하며 조건을 협의하는 단계에 있지만 실사나 계약 체결 단계까지 진입한 것은 아니다"라며 "기술수출 계약이 임박했다거나 이미 성사 단계라는 이야기는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휴온스글로벌은 주가 하락에 따른 주주환원책도 제시했다. 회사는 합병 성사 시 확보하게 되는 신주를 활용해 현물배당을 검토 중이며 자사주 매입 및 소각도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휴온스글로벌은 이번 합병 여부를 두고 7월3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주주들에게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회사는 정부 가이드라인을 우선 참고하되 별도 지침이 없을 경우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이른바 '3%룰' 적용도 검토하고 있다.
송 대표는 "주주 의견을 최대한 공정하게 반영할 수 있는 방식으로 투표를 진행하겠다"며 "주주들의 판단에 따라 결과를 겸허히 수용할 것이며 합병이 부결될 경우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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