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재윤 기자] 김정수 삼양식품 회장이 보유 주식 20만 주를 두 자녀에게 증여한다. 경영 일선에 참여하고 있는 장남 전병우 삼양식품 최고운영책임자(COO)에게 대부분의 지분이 이전되면서 승계 작업이 본격화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4일 삼양식품은 김 회장이 보유한 삼양식품 주식 20만 주를 장남 전병우 전무와 딸 전하영 씨에게 증여한다고 공시했다. 증여 물량 가운데 17만1500주는 전 전무에게, 2만8500주는 전 씨에게 각각 이전된다. 증여 예정일은 다음 달 6일이다.
이번 증여는 김 회장이 IBK투자증권과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주식담보대출을 받아 조달한 800억원 규모의 채무도 함께 넘기는 부담부 증여 방식으로 이뤄진다. 부담부증여란 증여 재산이 담보하는 채무까지 인수하는 방식으로, 증여세 절세 방안으로 활용된다.
증여가 마무리되면 김 회장의 삼양식품 지분율은 기존 3.76%(28만3488주)에서 1.11%(8만3488주)로 낮아진다. 반면 전 전무의 지분율은 0.59%(4만4750주)에서 2.87%(21만6250주)로 확대된다. 전하영 씨 역시 0.05%(4000주)에서 0.43%(3만2500주)로 늘어난다.
이번 증여로 전 전무는 오너 일가 가운데 전인장 전 회장(3.13%)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이에 따라 이번 증여가 사실상 경영권 승계를 위한 수순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특히 이번 증여는 김 회장이 회장으로 취임한 지 사흘 만에 이뤄진 결정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1995년생인 딸 전하영 씨는 현재 기업 경영과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4년생인 전 전무는 2019년 삼양식품 해외사업본부 부장으로 입사한 뒤 2020년 이사로 승진했다. 이후 2023년 상무, 지난해 전무로 연이어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섰다. 현재는 지주사인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총괄(CSO)과 삼양식품 COO를 맡아 글로벌 사업 확대와 신사업 발굴 등 주요 경영 현안을 주도하고 있다.
삼양식품 측은 이번 증여가 김 회장이 장기간 신중하게 검토한 끝에 이뤄진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관련 법령과 절차를 준수하고 개인의 재산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부담부 증여 방식으로 진행했다"며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전 전무가 회사의 성장과 기업가치 제고에 더욱 책임감을 갖고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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