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현호 기자]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모험자본 활성화를 주문하는 정부 정책에 발맞춰 민간 모펀드 생태계를 확대한다. 신한벤처투자에도 모펀드 운용사(GP)를 맡겨 민간자금을 공급하기로 했다. 신한금융은 민간모펀드 운용 투트랙 전략을 가동해 금융권 최초로 관련 법규를 모두 충족하는 전방위적 투자 체계를 구축하고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화답할 방침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벤처투자는 다음 달 1000억원 규모의 민간 모펀드를 조성할 계획으로 신한금융그룹의 재원을 활용해 민간 시장에 마중물을 공급할 예정이다. 은행계 VC 중 민간 모펀드를 조성하는 건 하나벤처스에 이어 두 번째다. VC가 모펀드를 운용하면 실익이 크지 않기에 신한금융그룹이 이재명 정부 정책에 적극 호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재명 정부는 생산적 금융을 핵심 정책으로 내세우며 민간 모펀드 시장 활성화를 강력히 주문하고 있다. 2030년 벤처투자 시장을 연간 40조원 규모로 육성하고 첨단 전략 산업에 총 150조원을 투입하는 국민성장펀드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공공 중심의 출자 구조에서 벗어나 민간 자본이 스스로 움직이는 생태계를 조성해 혁신 기업에 모험자본을 공급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국내 민간 모펀드는 크게 자본시장법과 벤처투자법에 따라 운용된다. 한국성장금융을 필두로 신한자산운용, 우리자산운용 등은 자본시장법하에 자산운용사가 투자신탁 형태로 펀드를 결성한다. 또 3년 전 민간 벤처투자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개정된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VC 또는 신기술사업자가 진행하는 건이 있다. 신한운용에 이어 신한벤처투자까지 민간 모펀드를 조성하면 신한금융은 두 가지 법령을 동시에 충족하는 최초의 금융그룹 지위를 얻게 된다.
신한운용은 국내 금융그룹 중 가장 먼저 민간 모펀드 체계를 구축한 곳으로 꼽힌다. 지난 2018년 신한BNPP 창업벤처펀드 1호 결성 이후 운용자산(AUM) 규모를 약 2조원까지 키웠고 현재 20여 개의 자펀드를 파생시켰다. 최근에는 국민성장펀드(간접투자분야) 재정모펀드 GP로 선정돼 출자금 1600억원을 바탕으로 콘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산업은행과 함께 주관하는 사업으로 총 81곳의 하우스가 도전장을 내밀어 흥행에도 성공했다.
반면 신한벤처투자가 민간 모펀드 GP로 나서는 건 모험이라는 평가다. 직접 투자를 병행하는 VC가 모펀드 운용을 맡으면 이해 상충 우려가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현행 벤처투자법상 모펀드는 세제 혜택 등 실질적인 인센티브가 크지 않아 민간 금융사들이 진입을 주저해 왔다. 그럼에도 신한금융이 적극적으로 나선 데에는 진옥동 회장이 이재명 정부의 정책에 적극 호응하기 위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이와 함께 2026년까지 생산적 금융에 총 20조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로드맵을 확정하고 이를 그룹의 핵심성과지표(KPI)에 반영하기로 했다. 국민성장펀드에 자본을 공급하는 것은 물론 AI와 반도체 등 국가 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총 13조원 규모의 여신 지원 체계를 가동했다. 특히 담보 위주의 관행에서 벗어나 기업의 기술력과 미래 가치를 평가하는 심사 조직을 대폭 강화하며 정부의 혁신 성장 기조에 화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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