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연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낸드플래시 사업에서 대규모 이익을 창출할 전망이다. AI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에 따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가 늘면서, 낸드 판매량이 급증한 영향이다. 양사는 이러한 흐름에 맞춰 올해 낸드 라인업을 고성능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할 계획이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양사의 올해 낸드 사업 영업이익은 합산 약 116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약 72조원, SK하이닉스가 44조원 수준이다. 지난해 대비 각각 26.8배, 12.6배 증가한 규모다.
올해 1분기부터 낸드 사업에서 큰 폭의 이익을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발표한 잠정 실적에서 반도체(DS) 부문 영업이익이 약 54조원으로 추정되는데, 낸드에서만 약 12조5000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비중으로는 23% 수준이다. 지난해 1분기 3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점을 고려하면 뚜렷한 반등이다.
오는 23일 실적 발표를 앞둔 SK하이닉스 역시 기대치가 높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약 31조원으로, 이 가운데 낸드가 4조원대 중반(약 15%)을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양사는 낸드 사업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낸드 생산라인 일부를 범용 D램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할 정도였다. 그러나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공급 부족이 심화되면서 대체재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가 급증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낸드 판매량이 빠르게 늘면서 시장 분위기가 반전됐다.
양사의 낸드 가동률도 크게 개선된 상태다. SK하이닉스 한 관계자는 "올해 초를 기점으로 낸드 팹 가동률이 급격히 높아졌다. 최대 98%까지 도달하기도 했다"며 "활용도가 낮았던 설비까지 다시 투입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역시 시안과 평택 낸드 팹 가동률이 약 80%까지 회복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고성능 쿼드레벨셀(QLC) 기반 기업용 SSD(eSSD)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주요 메모리 업체들의 QLC 낸드가 이미 저사양 제품까지 완판됐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차세대 제품인 9세대 V9(삼성전자 286단, SK하이닉스 321단) QLC로의 전환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 올해 주력 라인업 역시 9세대 QLC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낸드 업계 한 관계자는 "9세대 낸드의 경우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보다 적극적인 편이다. 전환 투자 속도도 현재로서 가장 빠르다"고 말했다.
차세대 로드맵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QLC를 넘어 페타레벨셀(PLC)까지 조기에 거론되는 상황이다. 낸드는 셀당 저장 비트 수에 따라 SLC(1비트)·MLC(2비트)·TLC(3비트)·QLC(4비트)·PLC(5비트)로 구분되는데, 비트 수가 늘어날수록 동일 면적에서 저장 용량을 높일 수 있다.
현재로서는 SK하이닉스가 PLC 개발에 적극적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미국 반도체 학회 'IEDM 2025'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해당 연구에서 SK하이닉스는 셀을 두 개의 사이트로 분리해 전압 상태를 조합하는 방식으로 5비트 저장을 구현하는 멀티사이트셀(MSC) 구조를 발견해 PLC 상용화 가능성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PLC와 관련해 대외적으로 공개한 내용이 제한적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PLC 상용화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CES 2026에서 '추론 맥락 메모리 스토리지(ICMS)' 개념을 제시한 바 있는데, ICMS에 탑재될 낸드는 저장 용량보다 속도 조건이 중요하다는 평가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ICMS는 속도가 핵심인 만큼 고속 동작이 가능한 QLC와 TLC를 채택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며 "PLC는 소자·공정·회로를 모두 새로 설계해야 하는 수준이어서, (SK하이닉스의) 연구 발표와 실제 제품화 사이 간극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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