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경영권 매각을 둘러싸고 내홍을 겪고 있는 코스닥 상장사 '유틸렉스'가 이사회 소집 통지 기간을 대폭 단축하며 경영권 방어에 나선 모습이다. 배임 논란과 매각 과정에서의 갈등이 격화되자 의사결정 속도를 높여 반대 세력을 압박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틸렉스는 내달 6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이사회 소집 통지 기간을 기존 '회일 5일 전'에서 '회일 전일'로 줄이는 정관 변경 안건을 상정한다. 상법은 이사회 소집 통지 시기를 '적당한 기간'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실무적으로는 1주일 전 통지가 일반적이다. 다만 정관을 통해 통지 기간을 단축하는 것은 가능하다.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 경영진은 이사회 소집 통지 후 하루 만에 회의를 열 수 있게 된다. 이는 경영권 분쟁 국면에서 상대 측의 법률 검토나 가처분 신청 준비 등 '시간적 자원'을 최소화하는 효과가 있다. 이사회 결의 직후 대표이사 선임·해임, 주요 자금 집행, 소송 대응 방향 결정 등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어 상대 측의 사전 대응 여지를 줄이겠다는 의도가 반영된 조치로 해석된다.
유틸렉스는 현재 경영권 매각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으로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 권병세 대표는 청안인베스트먼트와 100억원 규모의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했으나, 이후 계약이 해지됐다. 유틸렉스는 공시를 통해 "계약금이 입금된 에스크로 계좌의 입금내역 확인을 거부했고, 잔금 지급에 대한 이행 의사도 확인되지 않아 계약 이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계약금 지급을 전제로 인도된 주식 202만1428주는 공시일 현재 반환받지 못한 상태다. 해당 주식은 잔금 지급을 전제로 조건부 인도됐으나, 계약 해지를 둘러싼 분쟁으로 소유권 귀속을 놓고 법적 다툼이 이어지고 있다. 유틸렉스는 향후에도 반환을 요구할 계획이며, 불응 시 소송을 통해 회수하겠다는 방침이다. 매각 과정에서 경영지배인으로 선임됐던 정인구 청안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이미 해임됐다.
다만 정 대표는 이사회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상태로, 향후 법적 공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양측 간 배임 고소전도 벌어졌다. 정 대표는 지난 13일 권 대표 등 3인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 이에 맞서 유틸렉스는 정 대표가 경영지배인 재직 당시 6억1000만원을 배임했다며 맞고소에 나섰다. 정 대표 측은 경영권 매각 과정에서의 의사결정 자체를 문제 삼은 반면, 유틸렉스는 경영지배인 재직 중 자금 집행 행위를 배임 혐의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고소 내용의 성격은 다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사회 소집 기간을 전날로 단축하는 것은 단순한 행정절차가 아니라 경영권사수를 위한 방어기제로 보인다"며 "임총에서 정관 변경안이 통과될 경우 현 경영진은 강력한 의사결정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 경영진의 경영권 방어 전략이 계획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정관 변경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으로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그러나 권 대표를 비롯한 현 경영진 측의 우호지분은 지난 3분기 말 기준 12.18%에 불과하다. 청안인베스트먼트로 넘어간 권 대표의 주식 대한 의결권을 누가 행사하느냐를 두고도 법적 다툼이 불가피해 보인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현 경영진이 해당 안건을 자력으로 통과시키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결국 누가 소액주주들의 지지를 얻느냐에 따라 유틸렉스의 경영권 분쟁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딜사이트는 유틸렉스 경영진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수차례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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