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이우찬 기자] 한화오션이 조선업 경기회복과 함께 흑자 규모를 키우고 있지만 정부의 금융지원 의존도는 오너십 변경 이후에도 여전히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오션은 2023년 산업은행 울타리를 벗어나 한화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았지만 2.5%대의 저금리 혜택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재계 7위 대기업 집단 소속의 민간 기업 한화오션이 저리의 국책은행 대출에 의존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화오션이 대기업집단에 매각된 뒤에도 '정책금융 우산'을 제공받는 것은 공정한 경쟁을 저해한다는 게 비판의 골자다. 한화오션이 산업은행에서 조단위 차입금을 낮은 이자율로 빌려 금융비용을 줄일 수 있고 이는 수주 경쟁의 가격 입찰 등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화오션 측은 대우조선해양 인수 조건에 따라 정부 금융지원을 활용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는 조건으로 기존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의 금융지원을 5년간 연장했고 일부 금융상품의 경우 금리조건도 개선됐다는 것이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지난해 2379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흑자 전환했다. 대우조선해양 시절 누적된 저가 수주에서 벗어난 결과였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630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대규모 이익을 내며 턴어라운드했으나 여전히 정부 금융지원에 크게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반기 기준 한화오션의 차입금 중 80% 이상인 4조1310억원가량을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에서 조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한화오션의 차입금은 5조2660억원으로 전년(2023년) 대비 3조747억원 불어났다. 운영자금 확보 탓이다. 운영자금 등의 원화 단기차입금은 2023년 말 4327억원에서 2024년 말 3조1027억원으로 2조6700억원 증가했다. 특히 차입금 중 87%인 2조6713억원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서 조달된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차입금에서 국책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말 94%, 2024년 말 90%로 높은 수준이다. 한화그룹 편입 이전인 2022년 79.2%보다 오히려 상승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한화그룹에 매각된 뒤에도 여전히 공적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자율도 시장금리보다 현저히 낮다. 한화오션이 국책은행으로부터 조달한 단기 자금의 이자율은 최저 연 2.5%로 이 회사의 신용등급(BBB+) 기준 3년 만기 회사채 금리(6% 중반 수준) 대비 절반 이하 수준이다. 실제 시장에서 회사채를 발행할 경우 조건에 따라 금리는 더 높아질 수 있어 한화오션이 정책금융 혜택을 받는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한화오션이 다른 조선사와 자금 조달 비용에서 현격한 차이를 만들 수 있는 배경으로 보고 있다. 한화오션의 이자율은 타 중견 조선사가 한국은행에서 빌린 대출 금리보다 낮은 수준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케이조선과 HJ중공업이 산업은행에서 운영자금 목적으로 빌린 1080억원, 1872억원의 단기차입 이자율은 각각 5%, 7.25%로 나타났다. 대한조선의 경우 580억원을 산업은행에서 빌렸고 이자율은 3%였다. 대기업집단 울타리에 있는 한화오션이 중소·중견 조선사보다 낮은 조달 비용 혜택을 누리는 셈이다. 산업 측면에서 정책금융이 대형사로 집중되는 것은 중소 조선사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도 부정적이다.
시장 관계자는 "신용도가 유사하거나 더 나은 조선업체가 시장금리에 가까운 자금을 조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경쟁 왜곡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라며 "한화오션은 금융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고 이는 수주 경쟁에서 타 기업보다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시장 다른 관계자는 "민간 기업이라면 시중은행이나 채권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데 한화오션은 민영화 이후에도 정부 주도 자금 흐름에 기대고 있다"며 "시장 원리에 역행하는 결과다"고 지적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은 재무구조가 취약해 존속이 불확실한 상태에서 한화그룹이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가 됐고 기존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자금 지원을 유지하는 것이 전제조건이었다"며 "특히 자금 지원 조건은 부실기업 구조조정, 외부 매각을 위해 정책금융기관의 특정기간 자금지원 조건 등을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거쳐 결정된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한화그룹이 한화오션의 부실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했는데 자금 지원 조건이 바뀌었다면 딜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지금도 재무구조와 신용도가 좋지 않아 외부 조달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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