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소수 지분 매각을 전제로 시작했던 준오헤어 거래가 오너 일가의 '어깃장'으로 예상 밖의 결론을 맞이했다. 오너 2세가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와의 거래에 제동을 걸고 글로벌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면서 거래가 단숨에 경영권 매각을 포함한 대형 딜로 커졌다는 후문이다. 결국 초반부터 거래를 주도했던 국내 운용사는 협상 테이블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PEF 운용사 블랙스톤은 준오헤어 지분 70%를 약 4000억원에 인수하는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 준오헤어 창립자인 강윤선 대표는 지분 30%를 보유한 채 최고경영자(CEO)로서 회사에 남아 경영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딜은 단순한 기업 매각을 넘어 복잡한 이해관계와 이면의 스토리가 얽힌 드라마틱한 M&A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준오헤어 M&A 스토리는 복합다변했다. 결과적으로 블랙스톤이 계약서에 싸인했지만 거래의 첫 단추는 한 국내 PEF 운용사가 꿰었다. 이 운용사는 국내 프리미엄 미용실 시장의 선두주자인 준오헤어에 큰 관심을 보였고 딜 쿠킹을 자문사인 삼일PwC에 문의했다. 가능성을 알아본 삼일PwC는 준오헤어 측에 다가가 소수 지분 매각 등 거래를 제안, 설득에 나섰다. 준오헤어는 처음에는 부정적이었지만, 해외 진출을 위한 자금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딜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이에 강윤선 대표가 과반의 지분과 경영권을 계속 유지하며 소수 지분을 넘기는 마이너리티 투자로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협상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다. 국내 PEF 운용사는 준오헤어의 기업 가치를 높게 평가하며 지분 인수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고, 준오헤어 역시 안정적인 파트너를 확보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려 했다.
하지만 강 대표 아들이 협상에 개입하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미국 보스톤대를 졸업한 김씨는 주변 금융권 인맥을 활용해 거래 자문을 구하면서 글로벌 하우스와의 대규모 계약이 더 낫다는 결론을 내리고 국내 PEF 운용사에 지분을 넘기는 것에 반대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글로벌 PEF 운용사들은 단순히 자금만 투자하는 게 아니라 해외 진출에 필요한 네트워크를 제공할 수 있어 준오헤어 성장에 훨씬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결국 강 대표가 아들의 의견을 받아들이면서 협상 테이블도 새롭게 꾸려졌다. 준오헤어는 삼정KPMG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해 블랙스톤을 비롯해 UCK파트너스, CVC캐피탈 등 복수의 글로벌 PEF 운용사들을 대상으로 매각 의사를 타진했다. 거래 구조도 완전히 바뀌었다. 처음 논의했던 소수 지분 매각에서 경영권을 포함한 대규모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딜로 전환된 것이다. 복수의 글로벌 하우스가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준오헤어의 몸값도 크게 상승했다.
경쟁 구도 속에서 가장 높은 인수가와 투자 조건을 제시한 곳은 뒤늦게 인수전에 뛰어든 블랙스톤이었다. 복수의 글로벌 하우스가 인수를 검토했지만 블랙스톤이 제시한 금액과 구조가 오너 측 기대와 가장 부합하면서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후 약 한 달간의 실사 및 본계약 협의를 거쳐 블랙스톤은 준오헤어 경영권을 약 4000억원에 인수하는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1세대 프리미엄 미용실 프랜차이즈 준오헤어는 1982년 서울 성북구 돈암동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 전국에 약 18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직원 3000여명을 두고 있다. 웨딩 헤어 및 메이크업으로 유명한 서울 청담동 플래그십 매장 '애브뉴준오', 헤어 케어 브랜드 '트리아 밀리아' 등도 운영 중이다. 준오그룹은 준오, 준오뷰티, 준오디포, 준오아카데미 등 5개 법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5개사 기준 지난해 매출 약 3000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370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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